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선거 직후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급격히 확대되면서 추가적 금리 상승세를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미국 시장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10월 중순 이후 마이너스 영역을 탈피했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 국채 10년물도 마이너스 구간에서 제로(0) 퍼센트 영역으로 올라선 모습이다.

갑작스러운 금리상승 움직임이 놀랍기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대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경우 국채 발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채권 가격을 하락, 즉 금리상승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한편, 금리상승의 기간과 속도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제시되면서 향후 달러의 방향과 원자재 시장 등에 대한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금리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점에 대해 큰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시장금리가 상승 기조를 이루는 가운데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역사적 고점을 지속 갱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채권시장과 주식시장만을 보면 전형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경기회복’이 현실화될지 단순 기대감에 그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섣불리 위험자산을 선택하는 것은 향후 상당한 리스크를 짊어지는 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보다는 좀 더 조심스럽게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다만, 현 시점에서 금리상승의 힘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금리 상승이 지속된다기보다 금리가 좀처럼 하락하기 어렵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금리상승이 무한정 이어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금리수준이 강하게 지지를 받는 이유는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이며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와 미국의 재정지출 증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분명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내포돼 있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세와 재정지출 등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경기회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이러한 전개는 다시금 미국채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켜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압력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따라서 ‘금리상승’에 편승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현 국면에서 비교적 리스크를 줄이는 투자라 할 수 있다.

 

금리상승, 어떤 상품이 좋을까

금리상승 국면에서는 어떤 금융상품들이 수혜를 입을까. 우선 채권인버스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채권인버스ETF는 채권가격이 하락할 경우, 즉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공모상품 중 국내 채권인버스펀드는 삼성KODEX10년국채선물인버스ETF가 있다.

▲ 출처:NH투자증권

해외채권인버스 투자를 위해서는 해외 상장 ETF를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펀드 규모가 23억달러에 달하는 TBT ETF는 인버스 레버리지 전략을 통해 금리 인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배팅할 수 있어 최근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배 및 3배 인버스 ETF 등도 선택이 가능해 금리상승을 확신한다면 수익률 측면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전략적 선택의 폭이 넓은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금리상승 국면에서 뱅크론펀드를 지목했다. 뱅크론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자금을 유동화시켜 발행한 대출채권을 지칭한다. 뱅크론은 채권과 같은 이자수익을 내는 확정이자부 투자수단 중 하나다. 그러나 여타 확정이자부 상품과는 다르게 듀레이션(투자자금의 가중평균 회수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 특징이다.

▲ 출처:NH투자증권

일반채권은 발행 시 금리가 결정돼 만기까지 확정되는 반면, 뱅크론은 변동되는 기준금리를 따라 금리가 수개월에 한 번씩 리셋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상승 시 여타 자산대비 변동성이 낮고 금리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뱅크론에 따라 기준이 되는 변동금리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경우, ‘플로어’라고 하는 고정금리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변동금리가 플로어 밑에서 움직일 경우 플로어를 적용하고 변동금리가 플로어 위로 올라오면 변동금리를 적용하게 된다. 플로어와 3개월 변동금리 중 높은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하는 것이다.

뱅크론의 강점은 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뱅크론의 등급은 피치 신용등급 기준 BB+이하로 낮다. 그러나 하이일드 등 비슷한 위험을 가진 다른 채권상품에 비해 상환순위가 높고 담보가 설정돼 있다. 또한 이벤트 발생 시 평균 회수율이 70%를 웃돌아 40% 정도인 하이일드 대비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평균 부도율 역시 하이일드에 비해 낮다.

▲ 출처:NH투자증권

금융주펀드도 금리상승 시기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은행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이었던 장기 저금리 추세가 상승 방향으로 전환할 경우 은행 및 보험 등 금융주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 펀드로는 ETF가 대표적인 투자대안이며, TIGER200금융 ETF의 경우 금리 상승 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는 증권주 비중도 상당하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해외 금융주펀드의 경우 피델리티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가 대표적이다. 피델리티의 경우 금리인상 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리츠 및 부동산 기업의 비중이 약 20%가량 차지하고, 두 펀드 간 미국 투자비중 차이가 30%포인트를 상회하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