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주요 생산제품인 에틸렌(Ethylene) 가격 상승, 활발한 해외진출, 꾸준한 생산 확대로 정유‧석유화학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며 석유화학 산업이 호재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동안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원료 가격 상승, 경쟁국 부진 등 우호적 외부요인

롯데케미칼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 9조5521억원, 영업이익 1조8107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 기록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9% 늘었다.

▲ 자료=한국거래소

이 같은 이익 증가는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시장 호황 덕분이다.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292만톤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 1위를 기록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물질이다. 합성섬유나 합성수지 등 다양한 화학제품의 중간제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에틸렌의 생산량은 석유화학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척도로 활용된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에틸렌 생산량은 2015년 기준 연간 864만톤으로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 해외 시장 개척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 같은 호실적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인수합병과 협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11월 현재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 호황은 2010년 말레이시아 에틸렌 생산업체 타이탄 인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 72만톤을 생산하는 타이탄을 인수하면서 국내 업체 중 에틸렌 생산량 1위로 올라섰다.탕

당시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타이탄 인수를 모험수라고 평가했다. 인수 대금이 1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으로 에틸렌 시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틸렌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부터 롯데케미칼의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타이탄 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최초로 미국 석유화학시장에 진출해 에틸렌 생산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3일 미국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롯데케미칼의 총 에틸렌 생산량은 현재 연간 292만톤에서 382만톤으로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기공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국에서의 에탄크래커 합작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도 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의 중요한 축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출처=롯데케미칼

지난 15일에는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해 설립한 현대케미칼(대표 강명섭)이 MX(Mixed Xylene, 혼합자일렌)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증설로 정유사업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증설과 생산 가동으로 현대케미칼은 MX와 경질납사의 국내 생산을 통해 연간 1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은 전량 수출할 계획이며 연간 1조5000억원가량의 수출증대 효과가 예상돼 총 2조5000억원의 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고부가 가치화제품 다변화, 지속가능 경영에도 박차

고부가산업으로 변신해 지속가능한 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 2월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4월 SDI케미칼(현 롯데첨단소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석유화학부문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이로써 롯데그룹 내 화학분야는 총 17조원에 육박하는 매출규모로 급성장하게 됐다.

이를 통해 일반 석유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은 정밀화학 사업에도 진출해 고부가 제품 생산 수직계열화를 이뤄 종합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정밀화학(전 삼성정밀화학)은 친환경 소재 셀룰로스를 기반으로 건축, 도료, 식의약 및 기타 특수용도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첨가제를 만들고 있다. 생산량의 93%가 수출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이기도 한 롯데케미칼 허수영 회장은 최근 개최된 ‘제8회 화학산업의 날’ 기념사를 통해 “최근 우리 화학산업은 유가 안정화 및 고부가가치화, 운영최적화 등을 통해 수익성면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불확실한 세계 경쟁 구도 속에서 화학산업은 ▲전후방 산업 간에 신뢰와 파트너십은 물론 ▲산업 전반에 대한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한 산업고도화 ▲R&D 강화 ▲해외진출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 경영, 미국에서도 인정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롯데케미칼의 노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2016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국제 컨퍼런스에서 화학분야 국내 최우수 기업 및 6년 연속으로 DJSI Asia –Pacific 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14일에는 미국 커뮤니케이션 연맹(LACP)이 개최하는 국제적 기업 홍보 및 보고자료 평가 대회 ‘스포트라이트 어워드(Spotlight Awards)’에서 전체 1등을 차지했다.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3년 연속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부문 ‘대상’을 차지했으며 특히 이번 보고서는 우수한 출품작들의 순위를 선정하는 Top100에서 ‘전체 1등’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롯데케미칼의 ‘201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Global Top 10 종합석유화학기업’ 비전을 달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롯데케미칼의 노력이 담겨 있다.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제반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당사가 이해관계자에게 기업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한 보고서가 인정받아 기쁘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우호적 외부환경, 탄탄한 자체 성장 기대

이처럼 4분기와 내년에도 지속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외부환경이 우호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체적인 성장 전략 또한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급등하고 있는 석탄가격, 출처=하이투자증권

4분기에는 원료가격 경쟁력 향상과 경쟁국가들의 상황 악화가 예상된다. 석탄가격 상승으로 석탄을 주원료로 하는 중국의 화학 산업이 위축되고 있으며 G20정상회담으로 인한 공장가동 중단, PX공장 폭발 등 악재가 겹친 상태다. 싱가포르와 대만은 지난 8월부터 석유화학업체들이 정기 보수에 돌입했다. 이 같은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져 내년 석유제품 예상 수요증가량은 하루 120만 배럴인 반면, 공급증가량은 90만 배럴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국내 정유업계에는 희소식이다.

출처=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이응주 연구원은 “2017년에도 공급 부족에 의한 호황 지속으로 롯데케미칼 등 NCC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복합정제마진이 올해 배럴당 7.3달러에서 내년 8.2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속적인 자체 성장도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은 “2016년 말 완공되는 현대오일뱅크와 JV로 투자한 컨덴세이트 스플리터 가동으로 아로마틱스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며, 2017년 타이탄 NCC 디바틀네킹 완료에 따라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2018년은 미국 ECC 완공에 따라 미국과 우즈베키스탄 ECC 사업 확대로 원료 다변화가 이뤄지며 원료 리스크를 최소화해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은 아시아의 NCC, 미국의 ECC를 확보해 생산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출처=신한금융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