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상품을 출시했을 경우 일정 기간 독점판매권을 부여해주는 ‘배타적 사용권’을 받은 보험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양‧한방 동시 보장,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는 변액보험, 핀테크 기술을 통해 보험료 할인을 유도하는 등 신개념 상품이 속속 출시되는 상황. 독창성을 인정받기 위해 업계 최초로 시도해야 하는 혜택이 많아야 하기에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필요한 혜택을 포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개념 ‘공유보험’ 도입… 핀테크 기술 적용

최근 KB손해보험의 신상품 ‘KB매직카운전자공유보험’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타사에서는 3개월간 ‘KB매직카운전자공유보험’과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의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보험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보험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독점적인 상품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일종의 특허권과 비슷한 개념으로, 다른 보험사들은 해당 기간 동안 유사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KB매직카운전자공유보험’은 손보업계 최초로 ‘공유보험’의 개념을 도입했다. 한 대의 차량을 소유한 부부 간 보장이 공유돼 기존 대비 최대 40% 이상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동부화재의 경우 ‘참좋은가족건강보험’이 있다. 이 상품은 건강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가입할 수 있는 종합보험으로, 총 7가지 플랜을 선택할 수 있다. ‘우량가입자플랜’은 비흡연자로 총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등이 우량가입자 가입 조건에 부합할 경우 일반 보험료 대비 최대 30% 저렴하다.

비흡연자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비흡연가입자플랜’의 경우 일반 보험료 대비 최대 20% 할인되며, 고령층이나 유병자는 ‘간편고지가입자플랜’으로 과거 병력에 상관없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손보사 최초로 ‘운전자습관연계보험’(UBI)을 통해서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상품의 정식 명칭은 ‘이동통신 단말장치 활용 안전운전 특약’이다. 운전자의 내비게이션을 통해 차량 속도, 급출발, 급제동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안전운전을 할 경우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해준다.

흥국화재는 업계 최초로 장기·일반 결합 상품 ‘무배당 더 좋은 직장인 안심보험’을 통해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이 상품은 단체보험 보장 종료 시 실손의료보험(입통원) 및 기타담보(사망, 진단 등)를 추가·증액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단체보험에 가입해 보장을 받던 가입자가 퇴직한 이후 단체보험 효력이 상실되면 개인 보험에 다시 가입하려 해도 고령이라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었다. 반면 이 상품은 퇴사 시에도 기존 단체보험의 실손의료보험 보장을 유지할 수 있고, 보장 내용을 빼거나 감액할 수도 있다.

생활보장 강화… 한방도 치료비 지원

생보사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 상품의 경우 주로 생활보장 혜택을 강화하거나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보장을 지원하는 형식의 상품이 많았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생명빅보너스변액연금보험’(무)이 있다. 이 상품은 계약을 유지할수록 사업비가 낮아지는 부가방식을 최초로 도입해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이 상품은 가입 이후 5·9년 시점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각각의 시점까지 납입한 보험료의 1·2%를 보너스 형태로 적립금에 가산해준다. 10년 이후부터 연금 개시 전까지는 매월 펀드운용보수의 15%를 추가로 적립금에 가산해준다. 때문에 장기간 유지할수록 가입자에게 유리하다. 장기 유지 시 혜택이 있는 새로운 사업비 방식을 도입해 오래 유지할수록 사업비가 낮아져서 적립금 및 연금액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계약체결비용과 해지공제를 이원화해, 유지자와 해지자의 사업비를 차등 적용했다. 이를 통해 특정 조건(유지기간·가입조건)을 만족할 때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기존 할인과 달리, 모든 계약자에게 가입 시점부터 혜택을 제공하도록 개선했다고 삼성생명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신수술보장특약N’으로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상품은 수술 보장 대상 질병·재해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해 1~7종 수술 분류표에서 정한 수술 후 퇴원 시 보장을 해준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대량 의료비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수술 위험률’을 개발해 적용했다. 또 급부방식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코드방식을 적용한 수술보장을 도입해 지급분쟁·역선택·과잉진료를 방지해 보험금 지급 증가에 따른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교보생명에는 ‘꿈을 이어주는 무배당 교보연금보험Ⅱ’가 있다. 이 상품은 유가족의 생활보장 혜택을 강화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본인이 살아 있을 때는 생존연금을 받다가 사망하면 생존연금과 같은 연금액을 유가족이 20년간 이어서 받을 수 있다.

민영연금보험에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 등의 유가족 연금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셈이다.

연금을 개시한 후 조기에 사망하면 총수령액이 낮아지는 종신연금의 단점을 보완해 유가족의 실질적인 생활안정을 돕게 했다. 만기까지 유지하면 그동안 쌓인 적립금의 최대 7.5%까지 보너스 연금도 지급한다.

현대라이프생명은 한방 치료비를 보장하는 ‘양한방 건강보험 무배당’이 있다. 이 상품은 3대 중대 질환(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발생 시, 진단금과 병의원 치료비는 물론 첩약, 약침, 물리치료 등 한의원 치료비도 정액 보장한다. 또 재해로 인한 수술과 골절치료도 보장한다.

출시될 당시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한방치료를 민영 보험이 보장하는 최초 사례였다.

이 상품은 가입 후 일반암 진단을 받고 병의원과 한의원에서 협진 치료를 받는다면 진단비 3000만원, 항암방사선 치료비와 항암 약물 치료비로 각 100만원씩 보장된다. 첩약은 3회까지 회당 100만원, 약침과 물리치료는 5회까지 회당 10만원씩 보장받을 수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라이프플래닛 e정기보험Ⅱ’은 ‘슈퍼건강체’ 개념을 도입했다. 슈퍼건강체는 평생 비흡연자이면서 혈압수치, BMI지수, 콜레스테롤 및 공복혈당수치 등이 기준에 부합하는 우량체 고객이다.

이 상품은 가입자를 건강 상태에 따라 표준체(흡연자), 건강체, 슈퍼건강체로 구분해 보험료를 최대 41% 할인해준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이 사망보험금 1억원, 10년 만기(납입), 순수보장형 가입 시 표준체의 보험료는 월 1만4200원이지만, 슈퍼건강체의 보험료는 월 8900원이다.

이를 위해 생보업계 최초로 국민건강영양조사 빅데이터와 건강위험평가 모형을 활용한 보험건강나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라이프플래닛은 설명했다. 이 상품은 홈페이지에서 건강정보를 입력하면 보험건강나이를 확인할 수 있고, 결과에 따라 보험료 할인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