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BMW코리아

“전방 200m, 도로 공사 작업 중입니다.”

15일 오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는 세계 최초의 5G 커넥티드카인 ‘T5'의 기술 시연회가 열렸다.

방송인 겸 레이서 김진표 씨는 직접 X5 차량을 몰며 현장을 생중계 해줬다. 그의 입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선행 차량의 전방 카메라에 담긴 돌발 상황 장면이 뒤따르는 자동차에 그대로 전달됐다. 하늘 위에 떠 있는 드론이 찍은 영상을 통해 전체적인 도로 구조와 전방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BMW코리아와 SK텔레콤이 산업군을 뛰어넘는 ‘합종연횡’을 펼쳐 만들어낸 성과였다.

BMW-SKT, 5G 무선통신 커넥티드카 기술 협력

BMW그룹코리아는 최근 SK텔레콤과 5세대(5G) 무선통신 커넥티드카 기술 연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BMW그룹코리아와 SK텔레콤은 BMW 드라이빙 센터에 28GHz 주파수 대역의 5G 파일럿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BMW 뉴 X5와 7시리즈 차량에 5G 단말기를 장착, 다양한 5G 커넥티드카 기술 연구에 나선다.

올 2020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무선통신 기술을 미리 차량에 적용함으로써 실제로 자동차 주행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수 있는 셈이다.

▲ 출처 = BMW코리아

구현 가능한(혹은 향후 선보일) 주요 기술은 영상 인식, 5G V2X, 4K UHD 영상 스트리밍, 360도 VR, 홀로그램 라이브 컨퍼런스, 드론 헬퍼, 5G 익스피리언스 버스 등이다.

실제 이날 기술을 시연한 차량 화면에서는 앞차가 보내는 메시지, 앞차 카메라 화면에 담긴 영상, 드론을 통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전방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용화될 경우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위험을 미리 인지·대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차가 미래의 커넥티드카에 가장 가까운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통신 속도다. 5G 무선통신은 28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네트워크의 속도가 기존보다 최대 200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정보를 주고 받는데 지연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빅데이터, 대용량 정보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은 미래 커넥티드카 연구에 필수적인 기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커넥티드 카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시대가 더욱 빨리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자동차에 붙은 센서·카메라를 넘어 주변 사물, 다른 자동차, 도로 등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BMW코리아가 커넥티드카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인상 깊다. 독일 자동차 회사의 한국 법인이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BMW 그룹 내에서 김효준 사장의 존재감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BMW 본사는 지난 9월27일 아우디, 다임러, 에릭슨, 화웨이, 인텔, 노키아, 퀄컴 등 글로벌 자동차·IT 기업들과 함께 ‘5G 자동차 협회’를 설립했다. 향후 커넥티드 이동성 통신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 출처 = BMW코리아

현대차는 최근 중국에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커넥티드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다른 회사와의 협력 보다는 독자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보안 기술 등과 관련해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와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5G의 인프라 확충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 커넥티드카를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많은 이들이 T5의 실제 상용화 시점에 대해 궁금해 했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다. 업계에서는 내년께부터 시범망 설치가 시작되고, 2020년께부터 본격적인 5G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간 자동차와 통신 산업 사이에는 큰 벽이 존재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로 서로 협업을 진행, 미래 커텍티드카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미래에 통신 기술을 활용해 운전에 도움을 주는 실시간 정보를 자동차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력에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