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빗나가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우리 부동산 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의 효과가 이미 신규 분양과 재건축 단지 등 주택시장을 억누르기 시작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부정적 변수가 터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9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고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갖은 기행과 파격정인 정책 제시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던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 경제와 나아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하게 된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도 미지수다. 당장 12월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가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의 통화 정책 기조와도 밀접해 부동산 시장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벤트’다.

클린턴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 시장 전문가들은 당초 오바마 정부와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며 12월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했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 금리 인상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가 야기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와 같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금리 인상이 가져올 미국달러 강세는 트럼프 캠프의 무역 경쟁력 제고라는 정책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시장 전문가 A씨는 평소 금리인상을 미뤄온 연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온 트럼프 당선자는 올해는 아니더라도 2017년 금리인상은 기존의 예상보다 다소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은 트럼 당선 직후인 11일 연 1.25%로 현재의 사상 최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한은이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 향후의 병수로 대내외 불확실성과 영향, 미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명기했다.

부동산 전문컨설턴트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 대표는 “이미 투자 심리가 꺾인 상황”이라면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 변화 등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보인다”고 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고 관망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투자자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도 한동안 이 같은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주택 수요자들의 수요자들의 심리적 위축이 그 원인이다. 김 연구원은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맞은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당장에 달려 가겠는가. 11.3 대책 발표 이후 이미 신규 분양을 미루고 있는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가능성은 낮아져 점진적으로는 주택시장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단기 변동성은 극대화 가능성이 있으며 이란 제재시 건설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향후 본격화될 글로벌 금리상승과 주택 과열에 따른 규제 강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금융위기 이후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건설투자의 힘은 점차 약화할 것으로 봤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도 유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이들 지역에 대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침체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이란 제재를 본격화한다면 이란 발주도 기대보다 더디거나 축소될 가능성 높다면서 해외 매출이 감소되거나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게 봤다.

한편 이 같은 이벤트 리스크는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반영되나 결국 큰 파급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 부동산 시장에 줄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와 한국 대선이라는 국내 변수가 남았기 때문에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한국은행이 같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