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의 역사는 40년 남짓이다. 그전에는 개인적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을 하거나 제조업체의 지원을 받거나, 도매상들과의 거래를 통해서 창업을 해야 했다.

90년대 이후 개인 점포들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프랜차이즈 산업은 나날이 번성했다.

죽 전문점이나 커피 전문점, 제과 전문점, 편의점, 치킨 같은 업종들은 전체 자영업 숫자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독립점포보다 월등히 많은 분야다. 프랜차이즈화율이 80%를 넘어서는 분야도 많다.

최근 프랜차이즈 산업이 성숙기에 도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개인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오리지널 점포 성공사례가 늘고 있다.

미각 탐험 시대를 맞아 숨어있는 독특한 맛집을 찾는 고객들에게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더 이상 맛집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 대신 검색 포털의 블로거나 여성들이 보는 잡지, SNS 등에는 숨어 있는 오리지널 음식점을 소개하는 콘텐츠들로 가득하다.

오리지널 점포들은 2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외식업 분야가 가장 많다. 하지만 상권과 입지에 따라서는 연령층을 구분하지 않는다. 점포의 특성도 다양하다. 세련되고 시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점포도 있지만, 허름하고 낡은 가게들도 많다.

이들이 미식가들을 사로잡는 원인은 맛집이라는 소문과 희소성이다. 평균보다 뛰어난 맛, SNS 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진 지명도, 독특한 스토리도 멀리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그밖에 나머지 성공비결은 천차만별이어서 한 가지로 딱 꼬집어서 정리하기 어렵다.

우선 맛부터 보자. 이름 있는 오리지널 외식업소들의 맛은 평균 이상이다. 하지만 탁월한 맛은 아니라는 평을 받는 곳도 많다. 대신 프리미엄급 원재료의 사용, 독특한 맛과 식재료의 조합, 파격적인 비주얼 등 차별화된 메뉴가 핵심이다.

둘째 오리지널 점포의 성공요소 중 빠질 수 없는 게 SNS 스타나 먹방 프로그램 출연이다. <생활의 달인>, <생생정보통>, <식신로드>, <3대천왕> 같은 맛집 소개 프로그램들은 오리지널 음식점들의 스타제조기이다. 이밖에도 네이버 다음 페이스북에는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 블로거와 SNS 스타들이 있다. 페이스북의 유명 맛집 페이지에는 한 번 게재에 수백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이런 맛집 홍보 채널들은 적게는 몇만원부터 많게는 천만원까지 홍보 비용도 다양하다. 물론 그중에는 비용 없이 순수하게 소개하는 채널도 있다.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착한 가게로 선정되어서 그 바람에 스타 점포로 부상한 사례도 있다. 경우야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이런 미디어 홍보 없이 오리지널 스타로 뜬 집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료 마케팅이든 무료이든, 필수조건 중에 하나이다.

세 번째는 스토리이다. 창업자의 스토리는 홍보에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엄친아 프로필에 외모까지 뛰어나면 금상첨화이다. 유명 스타들의 방문이나 단골, 드라마 장소 협찬도 스토리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 하나이다.

독특한 상호나 인테리어가 스토리가 되기도 한다.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음식점 중에 맛집이 많다. 고학력 중장년들 가운데에도 오너 셰프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오너 셰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요리 학원에 다니는 것은 기본이고, 조리를 배우기 위해서 해외의 음식점에 취업을 하거나 외국에 나가서 요리를 배워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너 셰프들이 운영하는 오리지널 음식점들은 대량으로 가맹점을 찍어내는 프랜차이즈의 반대편에 서 있다. 하지만 성공한 오리지널 음식점들은 성장과 확장을 꿈꾸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때 이들은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한다. 일본의 백년 이백년 된 음식점들처럼 고집스럽게 점포 하나를 운영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직영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직영점의 숫자 확대는 탁월한 경영 역량을 필요로 한다. 직원 숫자가 늘어날수록 퇴직금, 4대보험 가입 등 조직관리가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데다 메르스 사태나 어떤 사회적 이슈에 의해서 소비가 움츠러들어 적자가 나면 매장이 한두 개가 아니므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결국 가장 안전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방법은 바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5~6년 전만 해도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00~3000개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800여개에 달한다. 성공한 오리지널 음식점들이 프랜차이즈 진출을 위해서 정보공개서를 등록해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오리지널 점포와 프랜차이즈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