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이 하루 만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미국 대선 당일 선거인단 투표결과 트럼프가 우세를 보이자 국제금값은 장 중 한때 20% 폭등해 1330달러 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당선이 확정된 후에는 다시 1280달러 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단기 불확실성 증대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시장이 안정되면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300달러 이하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추후 금값의 향방은 오늘 12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 여부에 따라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가능성 후퇴...FOMC의 결정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11월 FOMC에서 현 기준금리(0.25~0.5%)를 동결했고 최근 물가상승과 고용시장 호조를 반영해 금리인상 여건이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현행 0.25∼0.50%인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나왔다.

그러나 연준은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실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 되자 연준의 우려대로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오는 12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10일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9일(현지시간)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82%에서 50% 밑으로 떨어졌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하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오바마 정부의 인기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더불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옐런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즉각 다른 인물로 교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대선 이후 급락한 FOMC 금리 인상 가능성. 출처=블룸버그

다만 FOMC 개최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 당선 확정 당시 급락하던 글로벌 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하는 등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마크 햄릭 뱅크레이트닷컴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보듯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며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연준은 꾸준히 금리 인상이나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급등 후 시장 안정 회복, 하방경직성 보일 전망

국내 증권가에서도 금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성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연중 최고치에 해당하는 온스 당 1380달러 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시장안정 회복하며 하락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이 안정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진다 해도 기본적으로 1300달러 선은 유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강유진 연구원은 “12월 FOMC 금리인상이 된다고 해도 이미 가격에 선반영 돼 있어 가격낙폭 크지 않을 것이고, 인플레이션 개선에 의해 상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의한 투자수요 증가, 가을 웨딩, 연말시즌의 귀금속 수요에 의해 금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알고 있었다?

한편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부 전문가들이 주식과 채권을 처분하고 금과 현금 보유를 늘리라고 조언한 가운데 몇 달 전부터 러시아와 중국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러시아의 금 보유량 현황. 출처=Tradingeconomics.com

9월 세계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전월대비 13톤 증가했고 9개월 동안 총 55톤 증가했다. 주로 러시아와 중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했다. 2016년 9월까지 러시아 중앙은행은 128톤의 금을 매입해 11월 초 현재 금보유량이 1542.7톤으로 외환보유액의 16.5%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 인민은행은 76.2톤의 금을 매입해 현재 금보유량은 1838.5톤으로 외환보유액의 2.4%다.

중국 금 보유 현황. 출처=Tradingeconomics.com

세계 금 ETF 총 보유 잔고는 전주대비 4.6톤 증가, 연 초 대비 583.3톤 증가한 2044.9톤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봤을 때 한동안 금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한 상황이다. 연말까지 국제금값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