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다른 말은 자신감이다. 드러낸다는 건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다. 시계도 그렇다. 많은 시계 브랜드들이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 케이스를 통해 무브먼트의 뒤태를 뽐내고 있지만, 이는 사실 손목 위에선 무용지물이다. 진짜 자신감 넘치는 브랜드들은 앞태(?)를 드러내는 법. 무브먼트 제조에 일가견이 있는 시계 브랜드들은 다이얼 위로 무브먼트를 노출해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곤 한다. 스켈레톤 워치라 불리는 이런 시계는 시계를 찬 상태로 기계식 무브먼트의 내부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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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랍도록 가벼운 로 시엔치아토 루미노르 1950 투르비용 GMT 티타니오. 출처=파네라이

크고 묵직한 시계들을 선보이며 마초들의 취향을 저격하던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가 올해 놀랄 만큼 가벼운 시계를 출시했다. 로 시엔치아토 루미노르 1950 투르비용 GMT 티타니오가 그것인데, 스켈레톤 구조와 티타늄 소재를 겸비해 마치 시계를 안 찬 듯 가뿐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40%가량 가벼운 티타늄 소재가 시계의 무게를 줄이는 데 한몫했지만, 사실 로 시엔치아토 루미노르 1950 투르비용 GMT 티타니오의 궁극적인 가벼움은 무브먼트 브리지와 배럴의 스켈레톤 구조화, 인덱스와 핸즈를 무브먼트에 직접 부착해 전통적인 다이얼을 없앤 것에서 기인한다. 스켈레톤 다이얼의 9시 방향에 스몰 세컨즈, 10시 방향에 투르비옹, 3시 방향에 낮/밤 인디케이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GMT 기능을 탑재해 두 개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다. 150점 한정 제작하며 가격은 1억7천만원대다.

 

▲ 로마 숫자 브리지가 시선을 가두는 끌레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오토매틱. 출처=까르띠에

까르띠에는 올해 끌레 드 까르띠에 컬렉션에 스켈레톤 워치를 추가하며 시계 애호가들의 관심을모았다. 까르띠에 워치메이커들은 끌레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오토매틱을 위해 스켈레톤 구조의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개발해야 했다. 가장 큰 관건은 스켈레톤 디자인에 맞게 로터의 내부를 비우되, 와인딩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고심 끝에 탄생한 까르띠에 최초의 스켈레톤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9621 MC 칼리버는 밀도 높은 22K 골드 소재의 로터를 탑재해 와인딩 성능을 확보했고, 풀와인딩 시 48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9621 MC 칼리버의 가장 큰 매력은 로마 숫자 브리지. 로마 숫자 III, VI, IX, XII 형태의 브리지는 스켈레톤 다이얼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인덱스 역할을 대신해 사용자의 시간 확인을 돕는다. 가격은 6800만원.

 

▲ 남성미 물씬 풍기는 타임워커 피타고라스 울트라-라이트 컨셉. 출처=몽블랑

어쩐지 몽블랑은 모던하고 점잖은 시계 일색일 것 같은 느낌이다. 모난 곳 없이 단정하고 얌전한 모범생 이미지랄까. 그러나 몽블랑 타임워커 피타고라스 울트라-라이트 컨셉을 본 순간, 이 모든 게 오산이라는 걸 깨달을 것이다. 몽블랑 타임워커 피타고라스 울트라-라이트 컨셉은 남성미 물씬 풍기는 스켈레톤 다이얼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무브먼트는 물론이고, 6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와 창 모양의 핸즈까지도 스켈레톤 처리해 가볍고 역동적인 인상을 전한다. 다이얼을 가로지르는 직선 브리지는 피타고라스의 황금 비율에 따라 제작했으며, 메인 플레이트는 티타늄, 스몰 세컨즈 창과 핸즈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최소화했다. 그 결과 4.73g이라는 초경량 무브먼트가 탄생했고, 몽블랑 타임워커 피타고라스 울트라-라이트 컨셉의 케이스 무게는 15g이 채 안된다.

 

▲ 강인하면서도 아방가르드한 인상의 엑스칼리버 오토매틱 스켈레톤 카본. 출처=로저드뷔

로저드뷔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바로 대담함과 화려함이다. 1995년에 설립된 로저드뷔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시계를 선보이며 파인 워치메이킹 분야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로저드뷔의 스켈레톤 워치는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브랜드 시그니처나 다름없는 별 모양 브리지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엑스칼리버 오토매틱 스켈레톤 카본은 강인하면서도 아방가르드한 분위기가 일품. 직경 42mm의 카본 케이스와 제네바 인증을 획득한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6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가격은 8500만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로저드뷔 부티크에 단 2점 입고되어있다.

물론 혹자는 하드코어 느낌이 강한 스켈레톤 워치에 반감이 있을 수도 있다. 또는 도통 몇 시인지 알 수 없는 이런 시계를 왜 사나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스켈레톤 워치는 개발되고 있고, 제작되고 있으며, 판매되고 있다. 시계의 역할이 오로지 시간 확인인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시계 장인의 기술력이 담긴 하이엔드 워치일수록 더 그렇다. 스켈레톤 워치를 갖는다는 건 그저 ‘시계’가 아닌 아름답고 정교한 예술품을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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