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BMW코리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탈 것’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전성이다. 편안함, 속도 등은 안전을 대체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시대가 흐르고 기술이 발전해도 자동차 회사들의 목표는 항상 ‘안전하고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사륜구동(네 바퀴 굴림)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륜(앞바퀴 굴림) 차량과 후륜(뒷바퀴 굴림) 모델의 장점을 융합한 형태다. BMW x드라이브, 벤츠 4MATIC, 아우디 콰트로, 제네시스 H-트랙 등이 대표적이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네 바퀴의 동력을 모두 제어하는 방식으로 자동차의 안정적 주행을 돕는다. 높은 접지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험로를 주행할 때도 유리하다. 코너 진입·탈출 시 나타날 수 있는 오버·언더스티어 현상도 효율적으로 잡아낸다. BMW ‘X패밀리’를 번갈아 타며 x드라이브의 매력을 탐색해봤다.

▲ 출처 = BMW코리아

지능형 사륜구동 ‘x드라이브’

BMW는 1999년 첫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C)인 X5를 선보인 이후 ‘X패밀리’ 라인업을 완성해왔다. 시승 구간은 서울 강남구 BMW 삼성전시장과 강원도 춘천시 소남이섬을 왕복하는 약 140㎞ 구간. 소남이섬 인근에서는 약 1시간 동안 오프로드·장애물 코스를 경험했다.

온로드에서 X4 30d x드라이브의 운전대를 잡았다. 2014년 출시된 BMW의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이다. 일상 환경에서는 후륜에 보다 많은 동력을 배분한다. 날카로운 커브에서 특유의 접지력과 코너링 감각을 숨기지 않았다.

▲ 출처 = BMW코리아

x드라이브와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DPC)의 결합은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DPC는 좌우 뒷바퀴 사이의 구동력 배분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코너링 때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누르거나 갑자기 밟는 정도를 달리 하더라도 민첩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앞뒤 차축은 물론 좌우 뒷바퀴로 전달되는 구동력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언더·오버 스티어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즉각적으로 보완해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소남이섬 인근에서 뉴 X5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렸다. 이 차에는 최신 버전의 x드라이브가 적용됐다. 이 시스템의 제어 로직은 주행 속도, 바퀴 회전 속도, 조향 각도, 가속페달 위치에 관한 정보를 토대로 작동한다. 운전자의 의도와 실제 차량의 움직임을 모두 정확하게 해석한 후 최대한 많은 힘을 노면으로 전달하기 위해 구동력 분배를 조절한다.

자갈이 깔린 수준의 험로는 아니었지만 비포장도로에서 x드라이브의 위력은 상당했다. 도로 특성상 앞바퀴는 노면에 붙고 뒷바퀴가 헛도는 상황이 많았다. x드라이브는 적절하게 위기를 탈출하는 ‘묘기’를 보여줬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절벽을 옆에 두고도 시속 30~40㎞ 속도를 즐길 수 있었다.

▲ 출처 = BMW코리아

x드라이브, 험로를 달리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x드라이브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바디의 롤링 현상을 3D 화면으로 구사, 현재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움직임을 직접 보기 위해 주행 내내 일부러 더욱 가혹한 노면을 찾아다닐 정도였다. SUV 수준의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시트 포지션도 만족스러웠다.

x드라이브는 사륜 구동 시스템을 차체 통합 관리 시스템(ICM)과 연결, 상황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제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도로 위의 모든 상황을 인식·평가한다. 동력이 필요한 곳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힘이 분배된다. 이 때문에 코너링 상황에서도 민첩한 핸들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험로도 다르지 않았다.

▲ 출처 = BMW코리아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X6 M에 탑승했다. 4.4ℓ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한 ‘괴물’이다. 575마력, 76.5㎏·m의 성능은 x드라이브와 어울려 쾌적함을 선사했다. 특히 고속 주행 중 커브를 만나도 자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2015년 기준 국내 BMW 고객 중 42%는 x드라이브를 선택했다. 전 세계 평균(36%)보다 높은 수치다. 사계절이 존재하는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직접 경험한 x드라이브는 존재의 이유가 분명했다.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생각한다면,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만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