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ICT 업계를 진단하며 실패하거나 역사속으로 사라진 서비스 및 솔루션을 두고 종종 '제2의 싸이월드'라고 말한다. 이러한 전제는 곧 '싸이월드=실패'의 공식을 답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작 싸이월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싸이월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 어게인(Cyworld Again) 8.0 버전 런칭이 7일 확인됐다. 기존 싸이월드의 핵심 기능에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업데이트 되는 버전은 싸이월드가 보유한 3200만명 회원의 140억장 사진과 20억건의 다이어리, 그리고 5억개가 넘는 배경음악(BGM) 등 모든 데이터가 모두 남으며 일촌 개념도 유지된다.

▲ 출처=싸이월드

동영상 기술들이 더해져 영상 중심의 SNS 서비스로 탈바꿈하는 대목이 극적이다. 최대 4명까지 영상통화가 가능한 페이스채팅과 메신저 기능, 그리고 일촌과 팔로잉을 기반으로 한 비공개 그룹 라이브 및 실시간 공개 라이브 등 영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능들이 추가됐다. 더불어 추억의 미니미와 움직이는 이모티콘(액티콘), PC에서 제공되는 아바타메이커를 통해 직접 만든 아바타로 나의 감정을 게시글과 댓글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올해 안으로 결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수익사업을 현실화 할 예정이다. 도토리 개념은 사라진다. 더불어 연말까지 추가기능을 보완하고 서비스 안정화 작업 이후 내년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 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싸이월드는 전제완 에어 대표에게 인수되어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미국에 있는 모회사 에어를 중심으로 에어가 서비스하고 있는 동영상 SNS 플랫폼인 에어라이브와 싸이월드가 만나는 방식이다. 전제완 대표는 프리챌을 설립해 대한민국 ICT 역사를 새롭게 썼지만 2002년 무리한 유료화 정책으로 기반을 잃어버린 후 2008년 유아짱을 런칭해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을 모색하지 못해 2012년 서비스를 중단하고 미국에서 에어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싸이월드의 방대한 이미지 경쟁력과 에어라이브의 동영상 SNS 인프라를 융합시킨다는 복안이다.

지난 4일 전제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싸이월드 런칭을 밝히며 그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전제완 대표는 싸이월드의 흑역사를 두고 "모바일 환경이 도래되었음에도 새로운 서비스로 변신하지 못하여 고객님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큰 우(愚)를 범하였다"며 "개인정보 유출로 고객님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했으며, 남아 있는 29명의 종업원지주회사로 축소되고 대기업에서 분리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여력은 커녕, 서비스를 연명하다 끝내 서비스를 중단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나아가 "종종 언론에서 '싸이월드가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기사를 볼 때마다, 떠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서비스를 살릴 수도 없는 현실에 절망할 뿐만 아니라, 오직 싸이월드를 사랑하기에 끝까지 남아 있는 우리 임직원들은 깊은 좌절과 회한을 느끼기도 하였다"는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 is over)”는 명언을 새기며 새로운 싸이월드는 여전히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전제완 대표는 "싸이월드 임직원들은 다시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며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오로지 더 좋은 서비스로 고객님을 찾아가는 것만이 지금껏 싸이월드를 사랑해 준 3200만 고객님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저희 임직원은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먼 산을 보고 뚜벅 뚜벅,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싸이월드는 동영상과 SNS, 그리고 글로벌을 무기로 국산 SNS의 미래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프리챌 거장의 손에서 시작된 그들의 혁명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