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소비의 방식에서 이제는 새로운 경제의 방법론으로 굳어지는 공유경제를 넘어, 최근 온디맨드 경제학이 새로운 솔루션으로 부각되어 눈길을 끈다. 이미 현존하는 대부분의 생활밀착형 서비스에는 온디맨드가 녹아들어가 있으며, 이는 철저히 모바일 혁명을 기반으로 둔 O2O의 방법론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디를 보고있는 것일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 출처=위키디피아

고도화의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는 기술상향표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원천기술을 가진 플레이어는 오픈소스로 제3자를 유입해 자신이 생태계의 주인이 되려고 하며, 이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어는 주어진 생태계 내부에서 일정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거나 이종 생태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타진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에서 살고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 간극에서 온디맨드 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다. 당장 모바일 혁명이 ‘이동하는 1인 1PC 시대’를 열었고, 나아가 기술과 생활의 거리를 크게 좁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O2O의 방식으로 편리한 생활을 소비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면서 고도화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끌어내는 한편, 최근 공격적인 사업전개로 곳곳에서 파열음을 일으키는 우버가 좋은사례다. 우버는 공유경제가 아닌 온디맨드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 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키워야하는 숙명을 가졌다. 모바일 혁명이 O2O와 만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전개하는 가장 기본적인 대중적 방정식을 우버가 처음 제시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최근 우버는 단순히 사람과 차량을 연결하는 것에서 벗어나 교통 패러다임 전체에 손을 뻗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이다. 경쟁사 리프트가 내년부터 지정된 장소에서 제한된 자율주행기술력을 확보하고 2018년 중반 시속 25마일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한편, 2022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돌입한다는 청사진을 제공한 상태에서 우버는 포드와 협력해 자율주행택시 실험에 나서는 한편 스웨덴 자동차제조업체인 볼보와 자율주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에 무려 3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구글 지도 생태계에서 벗어나 약 5억 달러를 투입해 자체 지도를 제작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으며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종종 공식석상에서 "자율주행차가 우버의 미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각) AB인베브의 버드와이저 맥주 5만여 캔을 실은 자율주행트럭을 무사히 운행하기도 했다.

우버가 자율주행차에 집중하는 이유는, 필요하다면 완성차 업계와도 손을 잡는 이유는 의외로 공유경제의 일부 개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온디맨드의 방식 중 ‘기사’의 존재를 지워 프라이빗한 교통수단을 완벽히 특화된 개인화 교통 플랫폼으로 변신시키기 위함이다. 차량의 구입이 아닌 공유의 개념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우버 엘리베이트 프로젝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당장 상용화가 되기에는 요원한 프로젝트지만 하늘을 관장하려는 우버의 야심찬 꿈은 그 자체로 스스로의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 모든 기술적 진보는 방대한 과정에 있어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고도화의 시대. 이제 온디맨드 업계는 기술의 우위가 아닌, 사용자 경험의 방식을 둘러싼 치열한 고민의 관문으로 들어섰다.

사용자 경험에서 기술로...온디맨드는?

비단 온디맨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사실 사용자 경험을 무기로 삼는 현존하는 모든 기업의 고민은 기술 생태계와의 차별성이 불분명하다는 점에 있다. 더 정확히 말해 아이디어로 무장한 소프트웨어 감성은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 중장기적 관점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종종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내세운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과 특허 분쟁을 벌이는 근본적인 원인도 여기에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사용자 경험은 ‘누구나 따라하기 쉽다’

이러한 맹점을 제대로 간파한 것이 구글과 애플, 그리고 페이스북이다. 이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광고시장을 캐시카우로 삼은 상태에서도 절대 안주하지 않으며, 지금도 오픈소스 기조의 기술 생태계를 끊임없이 조련하고 단련하고 있다.

국내의 네이버도 비슷한 고민을 한 분위기다. 대표적 서비스 사업인 포털을 넘어 최근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차, 심지어 새로운 웹 브라우저까지 공개하며 기술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생태계를 만든다면 내 손으로’의 기조.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과는 별개로 시도 그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

▲ 출처=네이버

여기서 논의의 범주를 온디맨드로 좁히도 비슷한 고민이 엿보인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현존하는 모든 온디맨드 기업의 사용자 경험 진입장벽은 기술기반 서비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그 내부에도 노하우와 경영상의 방식 등 축적된 자산이 풍부하지만, 기술기반의 원천적 경쟁력과는 분명 온도차이가 난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온디맨드의 시작과 끝을 살펴보자. 최근 테슬라와 협력해 주차 온디맨드 사업을 시작한 럭시가 의미심장하다. 그루폰에서 근무하던 재미교포 2세인 커티스 리가 창업한 럭시는 말 그대로 주차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국내에도 비슷한 서비스를 전개하는 곳도 있지만 럭시는 전기차를 넘어 자율주행차의 비전까지 진격하는 테슬라와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율주행의 비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창출하는 공유경제의 방법론이 적절하게 가미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하게 봐야하는 지점은, 럭시의 탄생이 곧 소비자 관점에서의 불만이라는 대목이다. 사실 우버와 에어비앤비도 생활의 불편을 인지하는 순간 탄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전개하는 모든 기업의 ‘영역’은 곧 사용자 중심의 ‘니즈’에서 창출된다는 뜻이다.

이는 인터페이스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를 인지해 솔루션과 대안을 창출하고, 철저하게 사용자와 공급자를 동일시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플랫폼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으며 진입장벽도 높아지는 일석이조의 비전을 잡아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도, 인공지능도,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며 더욱 집요하게 핵심을 파고들면 결국 인터페이스 혁명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의 방식'이다.

결론적으로 온디맨드는, 현존하는 대부분의 모바일 기반 사용자 경험 중심의 기업들은 생활밀착형이라는 아이템에 집중하는 순간 그 전권을 사용자에게 넘기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태계는 변화무쌍한 추상화가 되며 종잡을 수 없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터페이스, 즉 사용자가 특정 모델에 뛰어드는 기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된다는 뜻이다.

어떤 미래가 찾아올까? 온디맨드가 역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지만, 사용자가 스스로의 인터페이스를 고치고 조합하며 특정 솔루션을 고안하는 형태 그 자체는 일반적 사용자 경험 기반 기업의 한계를 넘어서게 만들 수 있다. 기술상향표준화의 바람을 탄 우리의 미래를 초연결의 시대에서 찾는다면, 이제 인터페이스 혁명에 집중해야할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