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들이 3일 서울 연세대학교에 모였다. 약 2000여명이 참석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행사인 '21세기 컴퓨팅 컨퍼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 연례 교수회의'가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시대'라는 주제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열린다.

'아시아 연례 교수 회의 2016'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린다.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카이스트(KAIST), 포항공과대학교 등 국내 유수의 대학은 물론 중국과학기술원, 상해교통대학교, 동경대학교, UIUC(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멜버른대학교 등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와 연구 협력을 하고 있는 전 세계 학술단체 전문가 250여 명이 참석한다.

1991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는 컴퓨터공학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기초 및 응용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기관이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아시아 센터를 포함해 전 세계 6곳의 연구소에서 1000여 명의 연구원 및 과학자들이 학계, 정부, 업계 연구기관과 협업해 컴퓨팅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4일에는 패널 토론 1개, 학술 토론 13개, 기술 쇼케이스 등이 준비되어 있다. '미래의 AI 2025'를 주제로 열리는 패널 토론에는 컴퓨터 언어학의 대가 마티 허스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교수, 샤오우엔 혼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 소장, 이성환 고려대학교 교수, 스키야마 마라시 도쿄대학교 교수가 참여한다.

안 보이던 한국의 컴퓨터 석학들, 알고보니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에? 

따로 마련된 기술 쇼케이스에는 11건의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의 연구 프로젝트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와 산학연을 통해 개발 중인 23건의 국내 석학들의 최신 연구 결과들이 공개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의 연구 프로젝트 중 사전 등록부터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컨버세이션 허브(Conversation Hub)를 기반으로 제작된 디지털 앵무새 ‘폴리(Polly)’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컨버세이션 허브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고품질 대화 시스템과 서비스를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능형 챗봇 기술 솔루션이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와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 중인 다양한 AI 프로젝트들도 함께 공개된다.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사이버보안에서부터 교통 예측, 드론, 재활 치료 등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적용 가능한 프로젝트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교수 회의의 위원장을 맡은 고려대학교 이성환 교수는 최근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컨볼루셔널 신경망(convolutional neutral network, CNN)을 활용한 실시간 뇌 신호 분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선보인다. 뇌 신호 인식을 통해, 생각만으로도 기기 제어를 위한 다양한 명령어를 생성할 수 있는 해당 시스템은 재활 치료에 큰 도움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대학교 정구민 교수팀의 센서 기반의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과 광주과학기술원 이현주 교수팀의 희귀 암 유전체 분석 및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암 예방에 대한 연구는 최신 IT 기술이 헬스케어에 가져올 변화를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고려대학고 이희조 교수팀과 KAIST 신인식 교수팀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사이버 보안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미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대외협력 담당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국내 연구 프로젝트가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탄탄한 발판이 될 수 있기를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프로젝트들은 4일 아시아 연례 교수 회의 2016에서 공개된다.

▲ MS연구소 총괄 피터 리 부사장.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목표는 '인공지능의 민주화'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총괄인 피터 리(Peter Lee) 부사장은 "MS가 바라는 것은 '인공지능(AI)의 민주화'다. 인공지능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MS는 인공지능 연구 및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이 시기가 전 세계 IT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또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리 부사장은 '인공지능'을 두고 사람과 인공지능이 함께 일할 수 있다는 부분으로 연결시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은 생명과학, 의학 등처럼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이자 도구라는 뜻이다. 그는 인공지능은 개발자들에겐 새로운 기술에 접목시키거나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 어린 학생들에게는 과제를 좀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생활 속 서포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부사장은 'MS 인공지능'이 구글, IBM 등 경쟁사에 비해 차별화되는 점을 '개방성'으로 꼽았다.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툴을 제공하고, 각자 소스를 응용해 개별적인 '코타나'(인공지능 비서) 챗봇을 개발해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한국어가 가능한 인공지능 비서 '코타나'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타나는 MS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다. 음성 명령으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앱(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리 부사장은 "코타나에 한국어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확한 시점을 밝힐 수 없지만 곧 가능할 전망"이라며 "한국, 중국, 일본을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음성 인식 시장'의 중요한 국가들로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리 부사장은 "인공지능을 생각할 때 '윤리'와 '인간의 노동'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해야 한다"라며 결국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더 유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IBM,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손잡고 인공지능 관련 주요 이슈를 논의하고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인 ‘인공지능에 관한 파트너십(Partnership on Artficial Intelligence)’을 공식 출범한 바 있다. 이들 IT 공룡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일반인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것에 대해 인공지능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화하고, 인공지능의 윤리적인 사용을 적극 지원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모였다.

해당 협의체의 목표는 대중을 대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과, 인공지능에 관한 시범적인 사례를 만드는데 협력하고 비영리 조직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는데 있다. 리 부사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의 윤리'는 아주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라며 "인공지능에 대한 파트너십을 적은 회사들끼리 뭉쳐서 만들게 된 것은 우선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한국 기업들을 비롯해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길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 MS연구소 아시아 소장 샤오우엔 혼.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사람과 인공지능의 공진화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아시아 소장 샤오우엔 혼(Hsiao-Wuen Hon) 부사장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진화'(共進化) 전략을 강조했다. 공진화란 한 집단이 진화하면 이와 관련된 집단도 함께 진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인공지능이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게 될지 몰랐다“라며 ”이제 MS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에 이어 '인공지능 퍼스트'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혼 부사장은 "결국 MS의 목표는 모든 사람들과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잘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영역을 침해할까 봐 두려워하는 시선이 있는데, 깊게 생각하고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아직 인공지능이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라며 ”이런 영역에 인간의 능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또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며 같이 발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