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씨의 행적이 세상에 알려지고 그가 행한 갑질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갑질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년 전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 회황을 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이후 계속된 기업 회장님들의 갑질 논란이 터져나온 바 있다. ‘갑질 근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또 다시 반복된 모습이다.

이런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면 국민들은 나라가 뒤집힐 듯 끓어올라 해당 기업의 불매 운동을 시작하는 등 여론의 응징이 상당하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지고, 기업들은 변화된 회사를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하거나 거센 바람이 지나가길 잠잠히 기다리기 마련이다.

대형마트의 갑질 역시 계속된 이슈였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납품업체의 종업원을 부당 사용하는 등 ‘갑질 횡포’를 부린 대형마트 3사에 사상 최대 규모인 23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홈플러스는 3개 업체 중 가장 많은 220억32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또 공정위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시정명령을 받고도 방식을 바꿔 인건비 전가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은 타 대형마트보다 홈플러스의 갑질이 더욱 악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홈플러스 동반성장지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꼴찌 등급을 받았다. 유통채널로서는 유일하다.

홈플러스가 공정위 적발 이후에도 점내 광고 추가 판매 등으로 그 방식을 바꾸며 위반행위를 계속하고 시정 조치를 불이행했다는 점에서, 가장 많은 과징금 폭탄을 맞고 검찰에도 고발을 당하게 된 것이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뻔뻔한’ 홈플러스의 행동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홈플러스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고객 개인정보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경품 행사를 광고하면서 응모자의 개인정보가 보험회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다가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당시에도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으나,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소비자 신뢰를 잃고 이미지 추락의 길을 걸었다.

올해 1월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의 취임 이후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에 앞장서겠다면서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이후 상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창립일까지 바꿨다. 그러나 “근본부터 바꾸겠다”고 선언한 김 사장의 말 이후에 홈플러스가 보여주는 행보를 보면 체질 개선이라는 게 아직은 많이 어려워 보인다. 차라리 “불매운동!”을 외치던 소비자들이 더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게 빠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