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차갑고 건조한 날씨는 발톱 무좀 환자들이 방심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곰팡이균의 일종인 무좀사상균은 덥고 습한 여름에 활발히 활동한다. 따라서 발톱 무좀 환자들은 여름에 발 청결과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나마 샌들 등으로 발 통풍이 잘되는 여름과 달리 요즘은 야외활동을 위한 신발 착용 시간이 길고, 낮에는 여전히 더운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무좀균이 번식하기 좋다. 다시 말해 양말과 신발로 발을 꽁꽁 가리면서 무좀균이 오히려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발톱 무좀은 초기에는 발톱 색깔이 변하는 정도지만 점차 색깔이 어둡게 변하고 두꺼워지고 갈라지는 등 발톱 변형도 생긴다. 방치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다른 발톱으로 균이 옮겨가기도 한다.

치료도 쉽지 않다. 발톱 무좀 치료는 주로 항진균제를 바르거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먼저 매니큐어처럼 바르는 방식은 무좀균이 세포막을 만들지 못하도록 6~12개월 항진균제를 사용해야 해 긴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먹는 약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다면 치료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간 질환과 신장환자, 수유부는 사용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최근 발톱 무좀 레이저 치료가 도입되면서 부담스럽게 약을 먹거나 번거롭게 장시간 약을 바르지 않고도 발톱 무좀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환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발톱 무좀 치료에 레이저가 효과적인 이유는, 무좀균이 서식하고 있는 두꺼운 각질층과 발톱 안쪽에 강한 열에너지가 전달돼 열에 약한 무좀균을 효과적으로 살균하기 때문이다. 또 진균 성장을 억제하고 감염된 발톱이 빨리 자라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시술 시 환자는 열감(熱疳) 정도만 느껴지며 시술 시간이 짧고 일상생활 지장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발톱 무좀 레이저 치료에 대한 실제 치료 결과도 뛰어나다. 우리 병원 의료진은 발톱 무좀 환자 56명의 총 217개 발톱을 대상으로 레이저 치료군, 바르는 진균제 치료군, 레이저와 바르는 진균제 병행 치료군으로 구분해 4주 간격으로 3~4회 치료하고 상태를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레이저로 치료한 그룹이 76%, 바르는 진균제로 치료한 그룹 20.9% 치료 효과를 보여 바르는 약과 비교했을 때 레이저 치료가 뛰어난 발톱 무좀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 전체 발톱이 감염된 경우뿐만 아니라 발톱 끝과 옆 부분 감염자에도 높은 치료 반응을 나타냈다. 먹는 항진균제의 경우 치료 실패율이 30%로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에 참여한 환자들은 평균 6.1년 동안 질환을 앓고 있는 고질적 발톱 무좀 환자들이었으며, 1인당 3.9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무좀, 곰팡이, 진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마이코시스(Mycoses)>에 발표되어 주목받았다.

발톱 무좀 레이저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며 한 달 간격으로 5회 이상 치료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발톱 무좀은 치료와 함께 생활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발톱 무좀이 있다면 가을철 신발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종일 신고 있었던 신발은 틈틈이 햇볕에 말리거나 항균 스프레이를 뿌려두는 것이 좋다. 특히 등산화나 부츠 등 목이 길고 통풍이 안 되는 신발은 더욱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발 청결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에서 돌아온 즉시 발을 깨끗이 씻고 수건이나 드라이기를 이용해 완전히 건조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나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슬리퍼와 수건 등은 구분해 사용하고, 목욕탕이나 사우나는 삼가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