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 시계 제작자 카리 보틸라이넨이 8848 스마트폰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오롤로지움

카리 보틸라이넨은 핀란드 태생의 워치 메이커다. 그는 스위스 뇌샤텔 남서부에 위치한 모티에라는 조용한 마을에서 15명의 직원과 함께 연간 약 30점의 시계를 생산하고 있다. 카리 보틸라이넨은 헤어 스프링, 스크루, 주얼 등 작은 부품 하나하나까지도 직접 만들며 시계 제작 외에도 최종 조립 이전의 베벨링, 폴리싱과 같은 마감 처리도 모두 인하우스로 진행한다. 카리 보틸라이넨의 시계는 높은 수준의 피니싱과 혁신적인 기술력, 아름다운 다이얼 디자인으로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평생에 한 번쯤 소유하고 싶은 명기로 통한다. 실제로 카리 보틸라이넨의 시계를 주문해 손에 넣기까지는 8개월 이상,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 지금 주소 남기고 카밀 핸드크림 받기! 선착순 100명!! [타임피스 이벤트]

 

▲ 카리 보틸라이넨의 시계 다이얼에서 영감을 받은 원형 디스크. 출처=오롤로지움

24시간을 꼬박 시계 제작에 몰두해도 부족할 거 같은 그가 돌연 스마트폰을 제작하겠다고 나서 화제다. 카리 보틸라이넨과 손잡은 스마트폰 브랜드는 바로 중국 고가 스마트폰 브랜드 8848이다. 8848의 스마트폰은 고급 시계 못지않은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8848은 고급 시계의 케이스와 스트랩에 흔히 사용하는 골드와 송아지 가죽은 물론 티타늄, 세라믹과 같은 신소재와 사파이어 크리스털 등을 활용해 말 그대로 ‘초호화’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카리 보틸라이넨 X 8848 스마트폰은 여느 8848 모델과 마찬가지로 티타늄, 악어가죽 등을 사용한 최고급 케이스를 장착했고, 핸드폰 뒷면에 카리 보틸라이넨의 시계 다이얼을 모티브로 한 디스크를 얹었다. 180점 한정 제작하며, 가격은 대략 300~500만원 선이다. 오직 중국에서만 판매해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 카리 보틸라이넨이 8848 스마트폰 케이스를 조립하고 있다. 출처=오롤로지움

카리 보틸라이넨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두고 시계 업계 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 시계 전문 웹진 <호딩키>의 에디터 스테판 폴비렁(Stephen Pulvirent)은 평소 카리 보틸라이넨의 팬을 자처했는데,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비교적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실험적이고 개성 넘치는 시계들을 선보이며 그야말로 ‘장인정신’을 보여주던 독립 시계 제작자가 고급 스마트폰 브랜드와 손을 잡은 건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것. 반면 시계 칼럼니스트 김태주는 이는 근시안적인 생각이며, 오히려 카리 보틸라이넨의 8848 스마트폰은 다음 세대 시계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게 되는 흥미로운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카리 보틸라이넨을 비롯해 누가 어떤 시도를 해도 기계식 시계는 영원할 것이니 그 외적인 컬래버레이션이나 시도들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그의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한편 8848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해발 고도인 8848m를 따 이름 지었다. 8848은 지난해 7월 발표한 170만원 상당의 티타늄 소재 스마트폰 ‘M2’를 시작으로 올해 270만원 가량의 티타늄 골드 소재 스마트폰 ‘M3’를 출시하며 중국 부유층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