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삼성전자

반도체 D램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않다. 한달새 25%나 급등했다. 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탑대되는 IT·전자 기기들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1분기는 비수기이지만 완만한 조정이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D램 시장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커다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1일 D램 표준제품인 DDR3 4Gb 512Mx8 1333/1600MHz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이 지난 31일 기준 1.88달러로 9월 30일(1.50달러)에 비해 25.33%나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3년 3월 상반월(3월 15일 기준)에 전월 대비 18.52% 상승한 이후 D램 가격 상승 폭으로는 약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D램 가격은 2014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인 지난 7월부터 상승 흐름을 탔다. 7월 7.20%, 8월 2.99%, 9월 8.7%로 전월 대비 가격이 상승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수요는 증가했지만 공급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는 전자 기기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제품당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반도체 수요량이 증가했다. PC 부문에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공급이 이뤄졌다면 가격 상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치킨 게임’을 끝내고 과점 체제가 심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공급 과잉을 방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빅3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대규모 투자를 자제하고 공급을 조절하면서 현재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출혈 경쟁보다는 과점 체제에서 서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2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호황기를 맞이한 배경이다.

D램 가격이 올라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연스럽게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3조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3분기(3조660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도 3분기에 7천2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60%나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D램 업황이 개선되면서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램과 함께 낸드플래시 가격도 10월 하반월에 전 분기 대비 4~7%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표준제품 중 하나인 MLC 32Gb(기가비트)는 9월말 대비 10월말 가격이 7.39% 올랐다. 업계에서는 낸드플래시 시장 전망이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탑재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SSD 시장도 소비자용 PC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과 채용률 및 평균 용량이 증가하면서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