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보험업종에 대한 투자매력이 상승한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생보사의 경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의 연기와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상승으로 인해 역마진 우려가 해소돼 자본금 확충 압력이 줄어드는 상황. 손보사 역시 보험료 인상으로 손해율 개선세가 나타나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FRS4 2단계 2021년→2023년으로 연장 추진

최근 보험업계는 한국회계기준원을 통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IFRS4 2단계 제도 적용 준비기간을 5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보험업계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기준서 도입 이후 5년의 유예기간을 가진 뒤 2023년에 제도를 시행하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IASB는 IFRS4 2단계 기준서 발표를 내년 3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서 발표가 늦어질 경우 국내 보험사들에 적용되는 회계기준도 기존 시행보다 늦춰지게 된다. 기존 관례대로라면 3년간의 유예기간을 줬기에, 내년으로 기준서 발표가 늦어질 경우 국내 적용 역시 2020년에서 2021년으로 1년 늦춰지게 됐다.

보험업계가 IFRS4 2단계 도입을 미루는 이유는 역마진 우려 때문이다. IFRS4 2단계는 보험사 자산과 부채를 ‘원가평가’ 방식에서 ‘현재 시점 평가’ 방식으로 변경된다. 보험사의 자산이나 부채를 과거 시점의 금액이 아니라 현재 시가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재무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험사의 부채가 일시적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부채가 증가하게 되면 보험사들의 가용자본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지급여력비율(RBC)도 떨어지게 되는 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무엇보다도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했던 상품의 경우 높은 금리만큼의 차이를 보험사가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상품에서의 역마진이 나타나게 된다.

IFRS4 2단계 도입이 미뤄지게 될 경우 보험사들이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IFRS4 2단계 도입 역시 생명보험주의 센티먼트를 굳게 누르던 제도가 또 연기되는 것”이라며 “유럽은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신지급여력제도인 솔벤시2(SolvencyⅡ)를 16년에 걸쳐 도입했는데, 우리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 출처=교보증권

IFRS4 2단계 도입과 맞물려 생보사들은 상품구성을 변경하고 있다. 확정형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성보험을 지양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변액보험 위주로 판매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 저축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95만2754건으로 전년 동기(118만 6920건) 대비 약 20%가량 줄었다.

보험개발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약 1조2830억으로 2014년 대비 22%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규모는 7450억원으로 지난해(6285억원) 대비 19% 증가했다.

▲ 출처=생명보험협회

생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변액보험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원금보장을 해주거나 계약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등 안정성을 높이는 형태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보사 역시 보험료 인상에 따른 손해율 개선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이를 통해 차 보험료 손해율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79%로 감소했다. 손해율은 통상 77%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즉, 손해율 감소는 차 보험 상품의 적자 폭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3년간의 상위 4개 손보사의 영업지표를 살펴보면, 금리하락에 따라 투자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에 들어서며 30bp가량 악화됐지만 자보손해율은 3~4%p 이상 하락했다”며 “이를 4개사 합산 금액 기준으로 환산하면 투자부문의 실적이 연간 3000억원 중반 정도 악화되었는데, 자보에서만 3000억~4000억원(4개사 경과보험료 연 10조원 수준) 가량의 수지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삼성증권

업계에서는 추가적으로 차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지난 24일 업무용 차 보험료를 평균 4.7%, 개인용은 평균 0.5% 인상한다고 공시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긍정적”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보험업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지난 15일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 경제 콘퍼런스에서 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옐런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너무 오래 유지했을 때 금융체계나 가격의 안정성 측면에서 이익을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옐런의 발언에 대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옐런 의장의 발언 이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역시 “미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된다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사들이 저금리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당장 보험사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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