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27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연결매출 13조 2243억 원, 연결영업이익 283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14조 288억 원 대비 5.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940억 원 대비 3.7% 소폭 감소했다. G5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MC사업본부의 실적이 다소 아쉽다.

상황은 어떤가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는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H&A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 2712억 원과 영업이익 342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유럽, 아시아 지역의 매출신장과 한국시장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견조한 성장세다. 영업이익은 ‘LG SIGNATURE(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국내 에어컨 사업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39.6% 증가했다고 밝혔다.

HE사업본부도 분위기가 좋다.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3815억 원과 최고 영업이익률 9.2%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매출액 4조 1415억 원에 영업이익 381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TV 판매량은 늘었으나, 매출액은 판매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영업이익은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 및 원가경쟁력 개선을 바탕으로 준수한 흐름을 보여줬다.

MC사업본부는 여전히 휘청인다. 매출액 2조 5170억 원에 영업손실 4364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삼성전자의 IM부문 영업이익이 1000억 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국내를 대표하는 스마트폰 제조사 모두 침체기에 빠진 셈이다. MC사업본부 매출액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부진과 스마트폰 판매 가격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전분기 대비 24.3% 감소했다.

최근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 VC사업본부는 매출액 6749억 원에 영업손실 162억 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부품의 본격적인 판매와 AVN(Audio Video Navigation), 텔레매틱스(Telematics)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의 지속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전 분기 대비 5.5%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GM 쉐보레 볼트 EV에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등 매출은 커졌으나 영업이익은 다소 아쉽다. 다만 VC사업본부는 미래를 위해 준비된 팀이기에, 올해 3분기 성과는 나름 의미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어떨까...고민 깊어진다
가전 시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라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등 B2B 사업과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핵심 역량이기에 추후 큰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H&A사업본부는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트윈워시 세탁기,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등 시장 선도 제품 판매에 집중할 전망이다. 또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공략하는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통해 B2B 사업도 강화한다. 나름의 견조세는 여전하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은 판매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MC사업본부는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와 X/K 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하고,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V20의 분위기가 고무적이기에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호성적이 예상된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는 TV 시장은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으로 적극 대응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VC사업본부는 본격적인 매출 성장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결론적으로 LG전자는 기존 튼튼한 백색가전 경쟁력을 바탕으로 MC사업본부의 손실을 메우는 방향성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당장은 상반기 G5의 실패로 주춤하고 있으나 V20의 호조에 따른 효과로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