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그야말로 ‘이슈 메이커’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자동차 업계는 테슬라의 ‘광폭 행보’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죠.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이 회사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유죠. 자동차 시장의 방향성이 ‘친환경’으로 쏠리고 있고, 가장 합리적·효율적인 친환경차가 전기차라는 주장이 압도적인 상황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테슬라가 언급한 ‘완전자율주행’이 실현 가능한지 여부입니다.

테슬라는 최근 자율주행 기능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8000달러(약 900만원)에 판매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17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모델3’ 부터 해당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고 자신했죠. 앞서 ‘완전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하드웨어를 전 차종에 장착한다고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만일 테슬라의(정확히는 엘론 머스크 CEO의) 발표가 사실일 경우, 자동차 업계에 미칠 영향이 꽤나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제작 역사 10년을 갓 넘긴 업체가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 자율주행 기술의 가격 기준점을 테슬라가 정했다는 점 등이 핵심입니다.

테슬라는 이미 ‘오토 파일럿’이라는 주행 보조 시스템을 양산차에 적용해오고 있습니다. 최근 일어난 사망사건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경우 이번 선언은 꽤나 매력적인 미래 청사진으로 느껴집니다.

문제는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우선 이들이 ‘완전자율주행’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사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은 크게 네 가지 단계로 구분됩니다. 1단계는 단순히 운전을 ‘보조’해주는 것, 2단계는 선택에 따라 일부 제어기능을 차가 스스로 사용하는 정도입니다. 현재 여기까지는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고요.

3단계부터는 다릅니다. 3단계는 대부분 제어기능이 자동화된 상태에서 운전자가 ‘일부’ 개입하는 장면이 연출돼야 합니다. 4단계는 운전자의 개입이 0%인 상태에서 차량이 모든 교통상황을 완전히 스스로 판단해 주행하는 수준이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현실적으로 테슬라가 1년만에 선보이겠다는 ‘완전자율주행’은 3단계 기술에 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마지막 레벨의 ‘완전 자율주행’을 강조하고 있고,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죠.

사실 여기까지는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의견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케팅’과 ‘사기’는 어차피 한 끗 차이니까요.

▲ 테슬라 모델 S (자료사진) / 출처 = 테슬라 홈페이지

다음 문제는 조금 다릅니다. 테슬라의 주장이 아예 실현 불가능하다는 회의론도 있거든요.

자율주행차가 미래 도로 위를 돌아다니기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는 두 가지입니다. 제조사들이 사고율 0%의 완벽한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과 관련된 모든 법규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중 더 큰 걸림돌은 두 번째 사안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3단계까지 대부분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지만, 법규 등에 가로막혀 이를 쉽게 양산차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이 때문에 자동 주차 기능 등의 개발을 끝냈지만 이를 2~3년간 시차를 두고 장착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요.

그럼에도 테슬라(엘론 머스크)는 완전한 자율주행을 ‘1년 안에 가능하다'고 호언했습니다. 미국은 다를 수도 있다고요? 혹시 모르죠. 테슬라가 1년 뒤 법규 개정 방향을 미리 감지하고 이 같이 발표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완성차 업계에서는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량의 양산 시기를 2020~2021년께로 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테슬라(엘론 머스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자들도 마찬가지고요. 테슬라를 무조건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합리적인 의심을 통해 기업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어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저 엘론 머스크의 옷차림을 결정하고 연설문을 고쳐주는 누군가는 없길 바랄 뿐입니다.

언론은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사실이 가공돼 알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쪽 단면만 보도하는 경우도 있죠. 정보를 전달할 뿐입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