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억달러를 투자한 영화가 쪽박을 차는 경우가 허다하고, 바쁜 상황에서 극장 이외 수단이 다양화됨에 따라 영화계는 절벽을 향하여 치닫고 있습니다.”(Steven Spielberg, 2013, The Hollywood Reporter)

- “천 년 후에도 극장은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기보다는 공감이 가능한 극장으로 올 것이라 믿습니다. 내가 영화계에 들어올 때에도 사람들은 조만간 극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곤 했었죠.”(James Cameron, 2013)

극장의 기술적 진화가 끊임없이 화두가 되는 것은 결국 영화의 미래를 논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논제는 언제나 뜨거운 논란거리였고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서두에서 보듯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영화계 내에 또는 대중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혹자는 영화의 대체 수단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유로 극장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 말하고, 혹자는 언제나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이 위기감은 그저 근거 없는 주장이라 말한다. 이런 주장들은 해석하는 각도에 따라 충분히 근거가 있는 것으로, 어느 한쪽이 오류라고 말하기 힘들다.

영화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필자는 긍정적인 방향에 무게를 두고 싶다. 최근 들어 부쩍 빨라진 새로운 상영관을 통해 영화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다. 다양한 극장 포맷의 진화 과정이 궁극적으로는 영화의 미래를 밝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용 경험을 다양하게 함으로써 방문 가치를 높이는 노력은 관객들의 발길을 꾸준히 극장으로 향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관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몰입감 높은 영화관(Immersive Cinema)’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미래에도 영화는 인간들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존재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미래 영화관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까?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 안에서 장단기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스크린, 사운드, 시트 등 3S의 개별적인 요소들의 진화와 다양한 조합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상영관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3S는 최고의 사양으로 속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레이저 영사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영상의 몰입감은 최대에 달했다. 3D 사운드 등이 개발되면서 예전의 영화관에서는 느끼기 힘든 폭발적인 음향도 느낄 수 있다. 때론 하나의 요소가, 때로는 여러 요소가 합쳐지며 영화를 보는 감동을 배가시킨다. 돌비 시네마, IMAX 레이저 GT, 오로 맥스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런 영화관들은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CGV가 선보인 4DX, 스크린X, 스피어X 등도 영화관의 진화에 대한 화두를 던진 상영관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다양한 상영관 기술들은 모두 영화의 미래를 향해 가는 끊임없는 여정 중의 하나다.

조금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영화관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VR(Virtual Reality)은 지금 영화산업 내에서도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기술이다. 눈에 시야를 집중시키는 기계를 쓰고 최대의 현실에 빠져들게 한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영화로 적용하기 위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어 하루하루 달라진 모습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홀로그램 역시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야다. 이미 콘서트 등에는 홀로그램을 활용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일본, 중국, 미국 등 먼 나라에서도 우리 K-팝 스타의 콘서트를 홀로그램을 통해 즐기는 형식이다. 아직 영화에 본격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 역시 조만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영화의 스토리가 관객이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변화해가는 쌍방향 영화관 기술 역시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

미래 영화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많은 기업들이 이 전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과거 100년의 변화보다 지금 1년의 변화가 더 커질 전망이다. 수많은 SF 영화 등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삶을 상상하곤 한다. 영화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어쩌면 미래영화관은 영화 속에서 보았던 미지의 장면처럼 생각보다 더 빨리, 상상하는 그 이상의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