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이 각자도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다음달 말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담에서의 감산합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OPEC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 다음가는 산유국인 이라크가 감산합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라크는 이란, 나이지리아, 리비아에 이어 감산 의무를 면제받는 네 번째 국가가 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비(非)OPEC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도 여전히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이라크의 석유장관인 자바 알 루아이비(Jabber Al-Luaibi )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쟁 중이기 때문에 감산 합의에서 제외(exempted)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는 지난달 하루 평균 47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했다. 루아이비 장관은 정부가 해외 석유기업들에게 생산을 촉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라크의 산유량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 2014년에 비해 하루 평균 150만 배럴 이상 증산한 이라크. 수치 상으론 사우디도 증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출처=MOMR

그는 OPEC의 감산 쿼터로 인해 이라크의 산유량이 일평균 420만배럴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며 “우리는 OPEC의 정책과 통합에 동참한다”면서도 “그것이 우리의 손해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석유수출공사(SOMO)의 팔라흐 알-암리(Falah Al-Amri) 회장은 “이것은 자주권의 문제”라며 “이라크의 산유량이 일평균 470만배럴을 넘어셨으며 결코 다시 (이전 수준으로)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푸틴 대통령.

러시아도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장관인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은 이날 “투자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해 원유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주시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의 동참여부에 따라 러시아도 산유량을 동결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건 시기상조”고 덧붙였다.

▲ 러시아도 수년 째 증산을 이어오고 있다. 출처=tradingeconomics.com

한편 러시아는 최근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하루 평균 109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냈다. 러시아의 에너지 정책에 따르면 올해 연간 원유 생산량 목표는 지난해 5억3410만배럴보다 많은 5억5500만 배럴에 달한다.

OPEC국가들의 각자도생 움직임의 결과와 러시아의 본심은 다음 달이 돼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