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으로 여행 가면 우리는 의례 호텔 로비 한켠에 있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찾는다. 호텔 컨시어지는 호텔 시설에 대한 안내뿐만 아니라 주변 맛집이나 관광지 정보 검색부터 공연 티켓이나 교통편 예약까지 무엇이든 알려주고 도와주는 나만의 비서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리어들은 호텔 고객 개개인의 취향까지 체크하며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자주 등장하며 강한 존재감을 뽐내곤 한다.

‘컨시어지’란 단어는 중세시대 성의 방을 밝히는 초를 관리하는 집사를 의미하는 ‘리콩트 데 시에르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객이 원하는 일, 고객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고객 서비스의 선두에 선 역할인 것이다. 그래서 컨시어지는 ‘호텔 서비스의 꽃’이라 불리며, 베테랑 서비스맨만이 담당할 수 있는 명예로운 자리로 여겨지기도 한다.

자유여행을 중심으로 여행 패턴이 바뀌어 가면서 럭셔리 호텔이 아닌 중소형 숙박에서도 컨시어지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중소형 숙박에 투숙하는 고객들에게도 인근 맛집이나 막히지 않는 길을 쉽게 알려주는 컨시어지는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충분한 인력과 축적된 정보를 보유하지 못한 중소형 숙박업체에게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은 참으로 힘든 미션과 다름없었다.

이러한 중소형 숙박 서비스의 한계가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모바일 환경 및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O2O 기술의 진화,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변화된 취향으로 인해 점차 해소되고 있다. 우선 지역 및 시즌에 따른 다양한 여행 정보가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고, 숙박부터 차량, 레스토랑, 관광지 티켓까지 모두 온라인 예약이 가능해지면서 개인별 취향에 따른 맞춤형 정보 제공도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직접 대면을 하지 않고도 스스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모바일 채팅을 활용한 서비스 사용에도 익숙하기 때문에 로비 한켠 어딘가에 컨시어지 데스크를 두지 않아도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컨시어지 서비스가 익숙한 호텔 체인들은 이미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메리어트 호텔 브랜드 중 하나인 코티야드는 ‘고보드(GoBoard)’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들이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주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또 르네상스 호텔은 ‘내비게이터스(Navigators)’라는 모바일 앱을 통해 도시 별 여행 및 지역 정보 검색을 가능하게 하고, 언제 어디서나 로컬 가이드 전문가에게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소형 숙박 대표 O2O 기업 야놀자는 호텔 체인에 못지않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O2O 얼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 쏘카와 연동해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식신, 다이닝코드와 함께 맛집 정보 및 할인 쿠폰을, 요기요 등과는 배달서비스를 각 제휴점 위치와 고객 상황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와 같은 기업이 한 단계 진화된 고객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앞으로 럭셔리 호텔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것을 중소형 숙박에서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숙박 앱을 통해 숙소 예약에 그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여행 정보와 각종 서비스까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고객 솔루션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