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

사회초년생 A씨는 최근 부친의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 올해는 부친의 정년퇴직도 맞물려 있었다. 그는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고가의 선물을 마련하기로 했다. 심사숙고 끝에 고른 선물은 100만원 상당의 시계였다. 신용카드 할부결제로 부담을 줄일 계획이었다.

신용카드를 건네 받은 점원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고객님, 카드가 한도초가 됐습니다" 그간 A씨의 신용카드 이용한도는 300만원이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당월 잔여한도까지 여유가 있었다.

카드사에 확인해본 결과 이용한도가 하향조정 돼 있었다. 그는 "당시 당황스러웠지만 이후 살펴보니 지난달 명세서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하행조정에 대한 내용이 공지됐었다. 평소 명세서나 카드사 문자 메시지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다"며 "카드대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했던 실적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도의 또 다른 이름 '신용카드 이용한도'

이는 비단 A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정방법, 관리법 등 신용카드 이용한도에 대해 숙지하지 못했다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이용한도를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신용카드는 고객의 신용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금융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카드사는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이용금액을 추산한다. 이용한도는 카드사가 고객의 신용을 수치화한 금액인 셈이다. 카드사는 고객의 연령, 직업, 이용 및 연체 현황, 소득, 자산 등의 정보를 취합해 신용도를 정한다. 이용한도는 고객이 요청한 한도금액과 내부 심사기준을 종합해 산정된다.

한번 산출된 이용한도는 고정되지 않는다. 고객의 신용도가 계속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고객들의 이용한도 적정성을 재평가한다. 그 결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조정 절차를 밟게 된다. 조정 내용은 고객에게 명세서, 서면,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반드시 통지해야 된다. 이용한도는 이용대금명세서, 콜센터, 홈페이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용한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객 신용도는 카드사별로 다른 계산법으로 산출된다. 금융정책 같은 대외적인 원인도 반영된다. 동일한 금융소비자의 이용한도가 카드사별로 천차만별인 까닭이다. 다만 모든 카드사가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항목이 있다. 연체 이력 및 대출금 보유 여부다. 빈번한 연체 이력을 갖고 있거나 다양한 금융기관에 많은 대출금을 보유한 경우 자금 운영이 어려운 고객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내용은 이용한도 금액 선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용한도 높이기 포인트는 '금융거래 이력 관리'

신용카드 발급 신청서에는 요청한도를 기입하게 돼 있다. 요청한도는 고객 본인이 희망하는 이용한도를 직접 표기할 수 있다. 카드사 측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 물론 100% 반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 고객이 직접 의사를 전달한 만큼 이용한도 책정 시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적정성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 신용이 우수하다고 평가돼도 요청한도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다면 이용한도를 무리하게 올리기 어렵다. 이 같은 경우 카드사에 따라 회원에게 동의를 구한 뒤 이용한도를 상향하거나, 요청한도를 그대로 수용한다. 신용 평판은 상승했지만 이용한도는 제자리 걸음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신용카드 이용한도를 일시적으로 높일 수도 있다. 가끔 평소의 소비 범위를 벗어나는 높은 이용한도가 필요할 때가 있다. 자동차 구매, 이사, 결혼 등이 대표적이다. 고객의 신용 평가 결과에 따라 일시적으로 한도를 추가로 보장하기도 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회사별로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콜센터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능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된다"며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지정된 기간까지 이용한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향후 원래 한도로 복원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