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야심작, 아이폰7이 21일 국내에 출시됐다. 예전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나름의 흥행을 예감하게 만드는 장면들은 다수 보인다. 통신3사는 일제히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를 벌이며 갤럭시노트7 공백으로 인한 후폭풍을 아이폰7으로 메운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글로벌 상황은?
국내 사정을 살피기 전 글로벌 시장 추이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공개하며 1위 삼성전자와 2위 애플의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다고 밝혔다. 생산량 기준 삼성전자 점유율은 22.3%, 애플은 12.9%를 기록했다. 각각 7800만대, 4500만대를 출하한 것으로 보이며 지난 2분기 기준 2.0p%, 2.1p%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경우 갤럭시노트7 단종의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S7으로 이용자를 유인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 갤럭시S8으로 반격을 꾀하는 분위기지만 삼성전자 브랜드 락인 효과의 균열은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7으로 나름의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작과 비교해 아이폰7이 다소 평범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아이폰7 국내 출시 당일 호주에서 기기가 발화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등 리스크도 선명하다는 점이 문제다. 추후 애플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중국 시장을 호령하는 화웨이는 3위를 기록했다. 9.1%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나름 순항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화웨이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너8이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20일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는 화웨이 아너8이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더불어 화웨이는 이를 기점으로 일련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공동 홍보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글로벌 브랜드로 비상한다는 뜻이다.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한 영화에는 종종 최신 ICT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제품이 등장하며 이는 브랜드 가치 제고적 측면에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해 개봉한 쥬라기공원 4에 삼성전자의 제품이 다수 등장한 것도 비슷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중국 2세대 다크호스인 오포는 4위에, 비보는 6위에 랭크됐다. 각각 6.1%, 5.2%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비보와 오포가 사실상 형제며, 여기에 화웨이의 존재감을 더하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약진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중국 업체의 생산량을 모두 합치면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LG전자는 4위에 랭크되며 5.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 출처=캡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요동'
갤럭시노트7은 최강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여겨지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발화 논란에 휘말리며 단종의 수순을 밟았다. 사실상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지배자가 사라진 권력의 공백 상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아이폰7이다. 21일 국내에서 출시되며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강점을 피력하며 iOS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조이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갤럭시노트7 공백을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 상황에서 갤럭시노트7 공백의 가장 큰 반사이익을 받는 중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다만 아이폰7이 갤럭시노트7 사용자를 대거 흡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갤럭시노트7 이용자들은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갤럭시노트7 시용자들은 현재 교환 및 환불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삼성전자의 가슴을 타들어가게 만들고 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익숙한 이용자가 빠르게 iOS 생태계로 진입할 가능성도 낮다. 물론 스타일러스 스마트폰의 강점도 비슷한 배경으로 설명될 수 있다.

LG전자의 V20도 나름의 반사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멀티 미디어에 특화된 기능성을 바탕으로 다소 진입장벽이 높다는 약점만 걷어내면 충분히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갤럭시노트7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 출처=LG전자

일단 LG전자는 V20을 통해 갤럭시노트7 공백을 최대한 활용, 자사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후 내년 G6로 반등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V20은 중간계투로 활용하고 G6로 홈런을 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G6에 모듈식 스마트폰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LG전자의 스마트폰 대단위 전략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소니의 엑스페리아, 블랙베리의 프리브 등도 외산폰의 무덤이라는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뛰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리 신통치 않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통신사 지원금 미비와 브랜드 가치적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갤럭시노트7 공백을 활용하기도 다소 애매하다. 갤럭시노트7 이용자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로 규정되기 때문에 선뜻 소니와 블랙베리의 품에 안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 출처=블랙베리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해 나름의 수요 공백이 발생했으며 이들 중 일부가 분명 나름의 스마트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대목이다. 물론 갤럭시노트7 이용자들은 환불 및 교환을 통해 갤럭시S7을 사용하는 방안을 택할 수 있고, 아예 갤럭시노트7을 이용하다가 내년 상반기 갤럭시S8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도입해 최대한 락인 효과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탈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며 그 규모는 갤럭시노트7 전체 이용자를 고려했을시 나름 상당한 파이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진짜 격돌은 내년 상반기, 아이폰 10주년과 LG전자의 홈런타자인 G6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절치부심으로 경쟁력을 가다듬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8 등판으로 격화될 전망이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도 출렁이지만 진짜 싸움은 내년 상반기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