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정말 현장 열기가 그렇게 뜨거울까? 일어나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기자는 아이폰5S를 2년 반 동안 썼다. 곧 바꿀 예정이다. 그래서 아이폰7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일각에서는 아이폰7이 혁신이 없다고 말하는 데 정말 그런가? 이어폰 단자를 없앤 건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제트블랙이 가장 인기라는데 실물은 어떨까? 여러 질문을 품은 채 집을 나섰다.

가을 아침은 상쾌했다. 날씨는 춥지 않았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전철에 앉아서도 아이폰7에 대해서 생각했다. 광화문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행사 진행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기자들을 상대로 퀴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이 적은데?’ 마지막 대기자의 번호는 101번. 지난번 애플워치 출시 때 대기자가 200여 명쯤 있었던 생각을 하면 적은 숫자다.

오랜 기다림에 대기자들의 표정이 지쳐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곧 아이폰7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차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대기자들이 퀴즈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걸 잠시 지켜보다가 아이폰7을 만나기 위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역시 아이폰은 예뻤다. 하긴 항상 예뻤다. 아이폰7의 색상은 제트블랙, 블랙, 골드, 실버, 로즈 골드로 총 5종류다. 출고가는 32GB가 86만9000원, 128GB는 99만9900원, 256GB는 113만800원이다. 아이폰7 플러스 모델 출고가는 32GB가 102만1900원, 128GB는 115만2800원, 256GB 모델은 128만3700원이다. 제트블랙은 128GB와 256GB로만 구매 가능하다.

‘이게 제트블랙이구나!’ 가장 인기 있는 색상인 만큼 눈에 먼저 들어왔다. 아쉽게 매장에 매트블랙 색상은 보이지 않았다. 아이폰6와 크게 다른 건 느끼지 못했지만, 홈버튼이 물리적 버튼이 아닌 것과 이어폰 단자가 없어진 걸 눈으로 확인해봤다. 제트블랙이 보호 필름을 벗길 때 뒷면의 'iPhone' 글자가 잘 벗겨진다고 해서 만져봤다. 화이트 색상과 비교해보니 뒷면과 일체가 된 느낌이 아니었다. 긁으면 벗겨질 것 같기도 했다.

다시 나와서 대기자들을 만나봤다. 3번 대기자는 동대문구에서 온 20살 윤민성 씨. 원래는 4번이었는데 3번 대기자가 회사 일로 자리를 비워서 새로 3번이 됐다고 한다. “현재 KT를 쓰고 있습니다. 이번에 매트 블랙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보조금보다는 요금할인으로 갈 생각입니다. 아이폰은 요금할인이 훨씬 싸니까요. 왜 이렇게 기다려서 일찍 개통하려 하냐고요? KT 3번 개통자라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5번 대기자는 동탄에서 온 21살 한성규 씨다. “지금 기다리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애플 충성고객이라고 봐야합니다. 저도 쭉 아이폰을 써오고 있어요. 왜 갤럭시를 안 쓰냐고요? 이번 갤럭시 노트 사태만 봐도 답은 나옵니다. 삼성은 신뢰를 무너뜨린 거예요. 이렇게 기다리는 이유요? 저 역시 비슷합니다. 5번 개통자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어요. 물론 초기 개통자에게 증정되는 선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 함께 기다리는 분들과 친해져서 재미있게 기다렸습니다.”

평택에서 오신 6번 대기자 23살 최재승 씨와도 얘기를 나눠보니 KT에서 조식, 중식, 석식도 제공하고 밤에는 안에 들어가서 따뜻하게 자라고 배려해줬다고 한다. KT 측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1번 개통자 유병문 씨,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그렇게 대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1번 대기자가 입장할 시간이 되었다. 1번 대기자는 수유동에서 온 25살 유병문 씨다. 제트블랙을 선택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여러 기자들이 마이크를 가지고 왔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지만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렇게까지 많은 카메라 앞에 서본 적이 없어서 긴장되지만 너무 기쁩니다. 아이폰7을 KT에서 처음으로 개통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제게는 의미가 큽니다. 작년에 2박 3일 기다리신 분이 1등이라서 저는 3박 4일을 기다렸습니다. 18일 오후 5시부터 기다렸습니다. 아이폰7 플러스를 선택한 이유는 듀얼 카메라로 나와서 아웃오브 포커싱 기능이 가능해 무거운 DSLR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호 개통자가 개통을 마치고 그 뒤로 대기자들이 순서대로 개통을 시작했다. 1호 개통자와 함께 프레스도 빠져나가서 다소 한산해졌다. 몇 번 더 아이폰7을 만져본 뒤 기자도 행사장을 나섰다. 광화문은 예상보단 조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