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네이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 돌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매출 4조원 고지를 넘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분위기만 잘 타면 연이은 악재로 주저앉은 현대자동차를 넘어 치열한 시가총액 2위 경쟁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20일 기준 국내 시가총액 순위. 출처=캡처

승승장구 네이버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미래에셋대우 김창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매출을 두고 “1조270억 원이 예상되며 4분기에는 1조1290억 원, 영업이익은 3700억 원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실상 분기 첫 매출 1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네이버 매출의 경우 올해 1분기 9373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 근처로 진입한 후 2분기 9873억 원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그런 이유로 올해 3분기에는 1조 원 초반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영업이익도 3000억 원 돌파가 유력하다.

그 중심에 광고 매출 성장이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네이버가 지난 1분기 대비 2분기에 약 5%의 광고 매출 신장세를 보여준 바 있다. 모바일 트래픽 측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이를 적절한 수익으로 끌어내는 셈이다.

이미 네이버 쇼핑에 있어 모바일 비중은 50%에 근접하고 있다. 더불어 네이버페이로 대표되는 나름의 전략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동영상 및 플레이스, 네이버쇼핑 등에서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성과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전통적으로 3분기의 경우 광고 매출이 하락하는 비수기지만, 네이버는 다소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네이버 2분기 실적을 보면 사업별 매출 및 비중은 광고 7229억 원(73%), 콘텐츠 2357억 원(24%), 기타 287억 원(3%)이며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은 62%, PC는 38%로 나타났다. 광고 매출은 모바일 견인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29.4%, 전분기 대비 7.5% 성장한 7229억 원을 기록했으며 해외 광고 매출은 라인 타임라인, 뉴스서비스 내 광고도입 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99.0%, 전분기 대비 11.2% 성장했다. 이는 전체 광고 매출의 19%다.

연결매출적 측면에서는 역시 라인이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 7월 미국과 일본에서 상장된 라인은 최근 일본에서 알뜰폰 사업에도 진출하며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나선 상태다.

글로벌 성적표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2분기 35%의 매출이 해외 시장에서 나오며 명실상부 아시아 기업으로 변신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더불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론도 다듬고 있다.

유럽 진출이 흥미로운 이유다. 네이버는 지난 9월 소동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Antoine Dresch)가 설립한 Korelya Capital(코렐리아 캐피탈)의 유럽 투자 펀드 ‘K-펀드 1’에 출자 기업으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와 라인이 K-1 펀드에 각각 5000만 유로씩, 총 1억 유로를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플뢰르 펠르랭 대표는 프랑스의 ICT 육성책인 프랜치 테크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1973년 한국에서 태어나 1974년 프랑스로 입양되어 현지에서 자랐으며 고등상업학교와 파리정치학교를 거쳐 중소기업·혁신·디지털 경제부장관, 문화부 장관 등 프랑스 정부 고위직을 역임했다. 지난 8월 공직에서 사임하며 해외 기업의 프랑스 및 EU IT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는 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1 펀드는 유럽의 스타트업을 육성해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이 지점에서 아시아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네이버 및 라인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와 라인은 이를 바탕으로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휘청이는 카카오..네이버는 제2의 대장주 경쟁 신호탄?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매출 1조 원 시대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지점에서 카카오의 성장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O2O를 통한 나름의 로드맵을 다듬고 있는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집어들 가능성이 높다. 매출의 경우 연결 기준으로 2분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로엔의 실적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가 나름의 방법론으로 비수기인 3분기를 돌파하는데 성공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네이버는 계절적 영향을 다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광고적 측면에서 반등요인이 보이지 않고 O2O의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 대목이 뼈 아프다.

다만 카카오의 O2O는 긴 호흡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실적으로 미래를 예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실상 내년은 되어야 승부의 판세를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네이버의 호실적 예상을 바탕으로 사실상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제2의 대장주 경쟁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는 부동의 삼성전자가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2위 자리를 두고 대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터줏대감이던 현대자동차가 20일 기준 5위로 주저앉은 가운데 2위는 한국전력, 3위는 삼성물산, 4위는 SK하이닉스가 지키고 있다.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2위 한국전력은 33조2537억 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지만 누진제 폐지 논란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3위 삼성물산은 시가총액 30조6349억 원, 4위 SK하이닉스가 29조1564억 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며 버티고 선 형국이다. 그 다음이 악재로 타격을 받은 현대자동차며 6위가 시가총액 27조6886억 원의 네이버다. 한 때 시가총액 톱5로 올라오기도 했던 네이버 입장에서 2위인 한국전력 33조2537억 원도 넘어서지 못할 고지는 아니다.

물론 네이버가 급부상 여지가 많은 삼성물산과 D램의 봄날을 바탕으로 실적이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는 SK하이닉스를 단숨에 누를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꾸준히 몸을 만들어 나름의 실적 견조세를 유지하면 제2의 대장주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격전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