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존더가드 가트너 수석 부사장. 출처=가트너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IT업계에 또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바로 ‘문명 인프라(civilization infrastructure)’다. 이는 비 IT기업을 통틀어 모든 기업이 경쟁우위를 위해 IT 기술을 도입하려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했다.

IT 자문기관 가트너는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 2016’에서 향후 10년 키워드로 ‘문명 인프라’를 언급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5가지 분야도 함께 제시했다.

문명 인프라(civilization infrastructure)란?

피터 존더가드(Peter Sondergaard) 가트너 수석 부사장은 “문명 인프라가 향후 10년 간 IT 부문에서 이루게 될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트너는 ‘문명 인프라’에 대해 인텔리전스 기술을 중심에 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비즈니스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종류의 인프라를 말한다. 생태계를 구축하고 비즈니스를 연결시키며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가트너는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가 문명 인프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트너는 2017년에는 전 세계 IT 지출 규모가 2.9% 증가해 3조5천억 달러(약 3900조 원)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부문이 지출 규모의 증가를 주도할 것이며, 전 세계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지출은 각각 7.2%, 4.8% 증가할 것으로 내다 보고있다.

피터 존더가드 수석 부사장은 “문명 인프라는 커넥티드 센서 및 디지털 인텔리전스를 통해 사람들이 사회나 디지털 세계, 물리적 세계에 참여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CIO는 인텔리전스 기술을 중심에 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에 참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명 인프라는 전통적 IT 인프라를 넘어서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가트너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인 ‘문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고려해야 분야를 5가지로 정리했다. 바로 ‘전통적 IT 시스템’, ‘소비자 경험(customer experience)’, ‘사물인터넷(IoT)’, ‘인텔리전스’, ‘생태계 기반’이다.

존더가드 수석 부사장은 “각 분야는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나타낸다. 모든 분야가 맡고 있는 역할이 있으며, 그 어느 분야도 없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1. 전통적 핵심 IT 시스템

이미 구축되어 있는 전통적인 IT자원과 새로운 IT자원의 결합을 의미한다.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크 같은 기존의 전통적인 IT시스템을 현대화하여 디지털 플랫폼의 일부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클라우드 전환 과정에서 ‘5부 능선’에 도달했다.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서 먼저 도입되기 시작한 클라우드가 이제는 영업 지원 역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2020년까지 지속되어 인사, 구매, 재무 관리와 같은 부문으로 확대될 것이다. 

피터 존더가드 수석 부사장은 “기업은 클라우드, 모바일, 소셜, 데이터를 핵심 역량으로 삼아야 한다. 이와 동시에 탄력성(resilience), 사업 연속성, 재난 복구, 인사이트, 여타 다른 부분에 대해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기반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2. 고객 경험(CX: Customer Experience)

기술이 발달하면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챗봇 등의 새로운 경험이 고객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해당 분야의 개척자들은 이미 VR, AR 등이 고객 참여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연구하고 있다.

피터 존더가드 수석 부사장은 “챗봇(chatbot)과 가상 개인 비서(VPA: Virtual Personal Assiant)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바일 앱과 웹 사용의 중요도가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은 첨단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를 활용해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서 나온다. 즉, 고객들이 깨닫지 못한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새로운 경험을 창출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업이 물리적 세상에서 감지하고 대응하는 방식을 말한다. 가장 기본적인 IoT기반 디바이스부터 프로세스 및 워크플로우, 데이터 통합 등 비교적 복잡한 영역을 모두 아우른다. 실제로 기업의 2/3는 IoT를 수용하기 위해 기존의 IT 시스템을 다시 개편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점차 즉각적인 의사결정이 요구됨에 따라 IoT는 CIO들이 애널리틱스에 투자하는 방식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CIO들은 실시간 애널리틱스로 투자를 전환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향후 2020년 까지 실시간 애널리틱스는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해 전통적 방식의 애널리틱스를 3배 가량 앞설 전망이다.

4 인텔리전스(Intelligence)

시스템이 분석 및 학습을 통해 자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말한다. CIO들은 전통적 데이터 관리와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터 인텔리전스 등으로 시작한다. 알고리즘이 실행 방식을 결정한다. 인공지능(AI)은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이 기반인 새로운 종류의 인텔리전스이다.

피터 존더가드 수석 부사장은 “기업들은 경험으로부터 학습하고, 설계자들이 미처 구체적으로 구상하지 못한 결과물을 내놓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경험하고 세상에 적용하는 시스템이 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머신 러닝과 AI는 코드 릴리스 속도가 아닌 데이터의 속도에 의해 좌우된다. 정보가 바로 새로운 코드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5 생태계 기반(Ecosystem Foundation)

기업이 디지털 세상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변화할 것이다. 생태계의 수용범위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량을 초월하므로 CIO들은 고객, 파트너, 인접 산업뿐만 아니라 심지어 경쟁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전통적 비즈니스가 네트워크화된 디지털 생태계로 변화하는 데 대응해야 한다.

피터 존더가드 수석 부사장은 “많은 산업 모델이 디지털 생태계와 함께 변화할 전망”이라며, “중재자가 주도하는 단순한 관계에서 블록체인(blockchain)과 같은 공유 분산 장부(shared distributed ledger)로 관리되는 분산된 파트너십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효과적인 전환에 기여할 것이다. 즉, 생태계는 디지털의 미래”라고 내다봤다.

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10월 16일부터 5일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 2016(Gartner Symposium/ITxpo 2016)’을 진행한다.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IT컨퍼런스 중 하나로 가트너가 매년 개최하는 연례행사다. 전 세계 2만 3천명에 이르는 CIO, 비즈니스 및 IT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IT 인사이트를 나누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