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무더위로 다들 많이 고생했는데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이 왔습니다. 덥다고 그동안 미뤄왔던 운동뿐만 아니라 등산이나 여행 등 많은 신체활동을 하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이런 신체활동으로 인해 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발의 앞쪽, 중간 부위, 뒤꿈치, 발가락 부위 등 다양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뒤꿈치 통증이 가장 흔합니다. 그중 임상적으로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족저근막염으로 필자의 병원 발 환자 중 약 2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확한 기전이나 예후에 대한 명확한 연구가 부족하여 오진도 많아 진단이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넷에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많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곳도 있으며 서로 전문가라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환자도 많고 말도 많은 족저근막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에 넓게 펴진 단단한 섬유조직으로 종골(뒤꿈치뼈)과 5개의 발가락뼈를 연결하여 발의 아치를 만들고 걷거나 뛸 때 발의 긴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환자에서 무리한 운동이나 노동 등 후족부 과부하를 관찰할 수 있고 평발 등 발의 구조적 변형도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족저근막의 종골 부착부에 발생한 염증성 질환으로 생각하고 치료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과사용, 즉 반복되는 충격에 의한 건막의 미세한 손상과 그에 따른 염증성 변화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작은 신경분지를 족저근막이 자극하여 통증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증상은 보통 후족 내측에서 시작하며 심한 경우 중족부나 아킬레스건까지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양상은 찢어지는 느낌이나 화끈거림, 그리고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특징적으로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을 호소하며 이런 현상은 아침뿐 아니라 낮에도 오래 앉아 있다가 걷기 시작할 때 나타나기도 합니다. 물론 증상이 오래되고 심한경우 하루 종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엑스레이나 초음파 같은 영상검사에서는 특징적인 소견이 따로 없으나 증상과 진찰 소견만으로도 대부분 진단이 가능합니다.

치료는 보존적 방법을 주로 사용하며 평균 이환 기간이 길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첫째, 등산, 골프, 달리기와 같은 발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을 줄이고 대신 실내 자전거나 수영 등 족저근막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둘째, 후족부 및 발바닥 스트레칭과 물리치료가 도움이 되는데 이는 족저근막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통증을 감소시켜주며 미세 손상이 발생한 족저근막의 치유를 돕습니다. 셋째, 보행 시 충격을 완화해주고 아치를 지지해줌으로써 족저근막의 긴장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깔창 등 보조기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넷째, 소염 진통제 복용이 통증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이론적으로 족저근막염이 염증성 질환이 아니라 외상성 병변이기 때문에 병의 경과 자체를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다섯째,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이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후족부 지방 위축이나 근막의 손상 가능성이 보고되어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사용을 안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섯째, 체외 충격파는 효과에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최근 보고에 의하면 특별한 부작용이 없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져 기존 주사치료의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족저근막염은 아직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에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 나열한 검증된 치료들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들 치료 외에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료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