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생활에 먹고는 살아야겠고, 늘 사는 생필품을 주말에 사람 많은 곳에서 사기 싫다 보니 배달해주는 편리함에 주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하고, 회사에서의 복잡한 일도 조용히 정리해야 하며,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야 하고, 주중에 고갈된 영혼을 위해 멋진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도 보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주말이 끝나간다. 이렇다 보니 필자는 쇼핑의 95%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

반복 구매 생필품을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기에, 행사 상품 중 필요 상품을 빠르게 넣고 추가로 필요한 상품만 빠르게 검색해 장바구니에 담고 빠르게 결제 완료! 빠르게, 빠르게, 빠르게! 그러다 보니, 상품을 탐색하거나 원하는 상품을 심혈을 기울여 고르는 쇼핑의 즐거움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다가 오프라인에 가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단정하게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보면 오감이 자극되며 무한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살 계획이 없던 상품들도 집에 올 때 손에 들려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가게 되면 무언가를 사거나 소비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고객을 매장으로 집객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9월에 오픈하고 한참 화제였던 스타필드 하남을 방문했다. 테슬라 자동차, 하이엔드 럭셔리 상품부터 요즘 핫한 트렌디숍, 맛집, 멀티플렉스 극장, 홍대의 전설적인 수노래방,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L, Private Label) 노브랜드(No Brand)숍, 가전 전문점에서 남성들을 위한 편집숍으로 상품군을 확대한 일렉트로 마트, 아이들의 완구 전문점 토이 킹덤, 출산 유아용품 전문점 마리스 베이비 써클, 요즘 주부들이 일상의 소소한 럭셔리로 관심 있어 하는 주방 전문숍, 홈 퍼니싱 생활전문숍, 인테리어숍, 라이프 스타일 슈즈 편집숍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의 단면을 잘라서 보았을 때 필요한 상품군들과 서비스를 다양하게 갖춰 놓았다. 유통사의 관심사인 시장 점유율이나 고객의 지갑 점유율이 아닌, 고객 생활에 있어서의 생활 점유율(Life Share) 관점에서 즐겁게 쇼핑하고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오감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공간으로서 오프라인의 제안이다.

그리고 오프라인 백화점과 할인점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SSG.COM의 상품을 역으로 체험할 수 있게 SSG.COM Super Shop을 오픈해 놓았다. SSG.COM Super Shop은 RFID 기술을 반영해 상품 또는 진열된 상품 카드를 스캔존에 ‘쓱’ 올리면, 인식해 상품에 관련된 정보를 스크린에 보여주고 장바구니에 담은 후 결제할 수 있게 해놓았다. 또한 진열되어 있는 상품 외에 추가적인 상품을 검색해 더 많은 상품을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놓은 Touch me Buy me존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상품을 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의 장점에, 오프라인의 공간적 한계로 인한 진열 한계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완해 놓았다. Touch me Buy me존에서 해외 직구 품목으로 핫한 ‘드롱기’를 검색하니 169개의 상품 검색 결과가 나온다. 매장에는 단지 1개의 상품이 있을 뿐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쇼핑몰인 롯데월드몰도 스타필드 하남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시간과 오감을 점유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고객을 매장으로 오게 할 수 있다면 온라인에서의 편리함과는 다른 즐거움을 고객에게 줄 수 있다. 따라서 매장으로 나와야 할 많은 요소들을 결합한 대형 오프라인 쇼핑몰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온‧오프를 연결하는 옴니채널 활성화를 위해 오픈 당시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매장 정보 및 매장 찾기 기능을 제공하고, TPO에 맞는 할인 쿠폰을 비콘을 이용해 발송해주고,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확인하고 가져갈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많은 집객 이슈가 되었던 수퍼문과 자이언트 래빗 등 공공문화 프로젝트, 다양한 몰링의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객들은 상품 앞에서 모바일로 검색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그리고 상품을 소비하는 상품숍보다 시간을 소비하는 식당과 서비스에 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은, 체험에 있어서는 많은 집객과 즐거움을 주지만 구매에 있어서는 온라인과의 경쟁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모바일로 접속하기에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Seamless하게 제공할 수 있는 옴니채널 서비스는 각자의 강점을 어떠한 맥락에서 둘을 연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