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한창 인기 있었습니다.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로 당시에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1950년대 한국전쟁을 겪고 가족을 지키는 아들과 가장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했다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에서 표현한 그 당시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로 먹을 것이 없을 만큼 가난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필자가 얼마 전 재무관리를 상담했던 한 부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 부부는 저축을 하고 싶고, 안정적 투자도 하고 싶지만 대출을 갚는 것도 벅차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했죠. 알고 봤더니 부부는 소득 대비 너무 많은 지출을 하고 있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고급 외제차에 휴가 시즌마다 즐기는 해외여행, 스마트폰과 더불어 사용하는 여러 대의 태블릿PC, 명품 화장품과 액세서리, 거기에 취미로 피규어를 모으고 때때로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대출금까지. 물론 소비 행위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소득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소비에 필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말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죠.

그래서 필자는 부부가 조금 섭섭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조목조목 따져서, 소비 패턴의 문제점을 꼬집어 이야기했습니다. 부부는 그동안 정말 뭐가 문제였는지 알지 못했는지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이처럼 삶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은 우리가 살면서 필요로 인한 지출이 아니라 욕심에 의한 지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밥을 먹다먹다 못해 다이어트 약을 사다 먹을 정도로 많은 음식들이 넘쳐나고, 너도나도 1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꿈을 꾸기도 합니다. 최신 전자기기들은 매년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며 우리의 시선을 잡아두고, 이제 아메리카노는 식후에 당연하다는 듯 즐기는 음료가 됐습니다. 마트를 가면 늘 ‘오늘만 할인’이라는 문구와 1+1, 2+1 등의 끼워 팔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용카드는 그로 인한 소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간편화돼 있습니다.

이렇게 현실을 바라보았을 때 우리는 정말 많은 상술에 묻혀 살게 되면서 우리의 소비습관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이 <국제시장> 때보다 심리적으로 더 살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 같이 어려워서 소비를 못 하던 시대와 달리 요즘 소비에 대한 유혹은 우리의 소득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죠.

90년대 후반에 우리는 IMF를 겪었습니다. 그 이전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평균 10% 초중반대로 재테크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흐른 현재의 기준금리는 1.25% 정도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의 예금이자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죠.

 

그럼 이런 때에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재무관리의 제1원칙은 좋은 재테크 방법을 찾는 것보다 소비습관의 조절이라고 생각합니다.

1+1으로 필요 이상 구매하는 것보다 사지 않는 것이 현금을 갖게 되는 일이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진정한 투자입니다. 가족여행을 가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가족끼리 봉사의 시간을 갖거나 대화를 하는 것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행복은 돈을 씀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느라 다들 많이 힘들 것입니다. 90년대 초반 외환위기 시절이나 영화 <국제시장>의 때를 통해 다시 한 번 소비습관을 돌아보고, 현재의 상황을 다시 점검해보는 기회를 통해 더 근사한 미래를 계획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