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국내 식품업체들 중 가장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으로 주목받는 업체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오리온의 제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 법인에서만 1조3329억원(영업이익 200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해외에서 승승장구했다. 그런 반면 국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몇 년동안 오리온이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해태제과는 업계에 한 획을 그었던 ‘허니버터칩’으로 오리온을 업계 2위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이에, 담철곤 회장은 국내 법인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인사이동을 단행하며 국내 제과업계 정상 탈환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2월~8월 총 8개 신제품 출시

오리온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해외 시장 전용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으로, 해외 사업에 많은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 효과는 매우 긍정적이었으나 이러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의 마케팅에 소홀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2012년 8207억 원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으로 감소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매출은 7074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오리온은 국내 마케팅의 강화를 선언하며 거의 1달에 1제품 꼴로 새로운 제품들을 연달아 선보인다. 오리온은 2월 ‘스윙칩 간장치킨맛’, 3월 ‘초코파이 바나나’, 5월 ‘도도한 나쵸 살사소스맛’, 6월 ‘마켓오 버터팔렛’, 7월 ‘포카칩 구운김맛’, 8월 ‘고래밥 양념치친맛’,  9월 ‘썬 멀티그레인’,‘무뚝뚝 감자칩’ 그리고 10월에는 ‘치즈네!?’를 선보였다.

▲ 출처= 오리온

출시한 모든 제품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제품 과자로써 주목할 만할 성과를 거둔 제품들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특히, 42년 만에 출시된 오리온 ‘초코파이情’의 자매상품 ‘초코파이 바나나’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1억 개,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으로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랐다. 이에 힘입어 초코파이 바나나는 지난 9월 대만, 호주, 필리핀 등에 약 20만 상자(12개입 상자 기준)를 수출되는 등으로 해외 시장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한편 스윙칩 간장치킨맛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판매 1000만개, 누적매출액 120억원, 포카칩 구운김맛은 출시 6주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다.

허니버티칩 이후 눈에 띄는 히트상품이 부재했던 국내 제과업계에서 오리온은 신제품의 성공으로 업계에서의 입지를 되찾기 시작했다.

어려운 결정 ‘가격 동결’  

▲ 출처= 이코노믹 리뷰 DB

지난 7월~9월 사이 롯데제과, 해태제과, 농심 등 제과업체들은 일제히 과자의 가격을 인상했다. 각 업체들은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오리온은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 중 유일하게 제품의 가격을 동결했다. 생산비용 인상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오리온도 마찬가지였지만, 그간 국내 업체에 다소 소홀했던 마케팅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비용 증가분과 수익을 고려했을 때 이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물론 현재의 제품 가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 과자에 대해 갖게 된 일종의 반감, 매력적 신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앞으로도 다양한 신제품의 출시가 추가로 예정돼 있다. 다양한 맛의 제안으로 국내 제과업계 No.1 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의 많은 소비자들에게도 사랑받는 제과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