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이라면 꿈도 꿔보지 못할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이다. 그의 고민은 돈이 산더미 같이 쌓인다는 것이다. 상상할 수 있겠는가?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금고에는 지난 여름까지 730억 달러(약 82조원)가 쌓였다. 이는 이 회사 최고 기록이라고 AP 통신이 11일(현지 시간) 전했다.

이 회사에는 투자한 90여 곳으로부터 매달 15억 달러의 돈이 들어오는데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이 금액은 매일 더 늘어나고 있다.

버핏은 기업 전체를 인수하기도 하고, 몇 백만 주를 사기도 하며, BNSF 철도나 에너지 공익 기업같이 이미 소유한 회사에 추가 투자를 하기도 한다.

그는 지난 1월에 항공기 부품업체인 프레시전 패스트파츠(Precision Castparts)를 323억 6,000만달러에 인수를 마무리 지은 이후 별다른 투자에 나서고 있지 않다. 이 금액은 그가 지금까지 투자한 최고 금액이다.

<영원한 가치, 워렌 버핏 이야기>를 쓴 앤디 킬패트릭은 이렇게 말한다.

“버핏은 적당한 가격의 무언가 눈에 띄는 물건을 찾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버핏은 버크셔의 보험 회사가 거액의 청구나 비상 상황이 생길 것을 대비해 200억 달러의 현금은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쌓여 있는 현금을 전부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적합한 인수 대상을 항상 물색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대상 회사의 가치보다 돈을 더 주고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입증된 사업인지, 지속적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회사인지에 대한 자신의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만 뒤쫓는다.

오마하의 네브라스카 대학에서 금융을 가르치는 조지 모건 교수는 “버핏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우리는 그저 지켜볼 뿐이다”라고 말했다.

버핏은 무언가를 사기 전에 결코 상의하는 법이 없으며, 해서는 안되는 거래에 대해서도 별 말이 없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버핏이 다음에 무엇을 살 것인지 예측하려고 애쓴다.

모건 교수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세계 최대 사탕과 초콜릿 제조사인 ‘마스 캔디’가 매물로 나온다면 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버핏은 장기 경쟁력을 설명할 때 스니커 캔디의 사례를 말하곤 했다.

한편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근 수년간 공익 기업 부문에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예전에 버핏은 투자를 야구에 비유한 바 있다. 적합한 투자 대상을 찾는 것은, 타자가 타석에 올라 치기 좋은 공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는 <워렌 버핏의 방식>에서 “주식 시장은 스트라이크 게임이 아니며, 공이 올때마다 매번 방망이를 휘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펀드 매니저들의 가장 큰 문제는 팬(투자자들)에게 배트를 휘두르라고 계속해서 소리 지르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과연 버핏의 다음 사냥감이 무엇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