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 고덕지구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덕주공 2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그라시움’에 청약자가 3만6000여명이 몰리면서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22대 1을 기록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400만원에 달한다. 쉽게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낮은 수준의 분양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청약자가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강동구는 한강 이남 재건축시장의 마지막 보루다. 뛰어난 주거환경과 강남 접근성은 앞으로 강동 재건축 아파트들의 힘이다. 지역 내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마주한 강일지구에는 삼성플랜트를 비롯한 기업들의 입주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강동구는 고덕 주공과 둔촌 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위치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고덕지구는 강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강동구의 고덕 주공과 둔촌주공 등은 재건축 추진 단지만 해도 12개 단지로 2만여 가구 규모다.

여기에 노후 주택이 즐비한 명일동과 길동, 고덕동 단독주택까지 고려하면 대부분이 재건축 지역이다. 강동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기업 유치와 개발사업이 가장 활발하다. 강일지구에 위치한 강동 첨단업무단지는 강동권 주택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권 테헤란로와 같이 업무지구와 주거지역이 있는 자치구는 서울 도심권과 마포권, 여의도권뿐이다. 하지만 강동권에도 업무지구가 생겨나면서 주거지역과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강동 첨단업무단지에는 지난 2012년 4월 삼성엔지니어링이 입주를 마쳤고, 2013년에는 VSL코리아・DM엔지니어링・세종텔레콤 등이 입주했다. 이후에는 한국종합기술・나이스홀딩스・나이스신용평가정보・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세스코 등이 줄지어 입주했거나 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입주가 완료되면 이곳에는 1만5000여명이 상주하는 업무지구로 거듭나게 된다.

강동구 상권도 부쩍 활성화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입주한 2012년 이후 2년 동안, 이 일대 음식점을 찾는 손님이 5배 이상 늘었고 상가 시세는 2배 넘게 올랐다.

또한 강동구 고덕동 345번지 일대(23만4523㎡)에 조성될 고덕상업업무 복합단지에는 세계적인 조립식 가구 기업인 이케아가 대지 1만3000㎡ 규모로 오는 2017년 문을 연다.

R&D・소프트웨어・IT・BT 등 신지식산업 관련 업체도 들어설 계획이다. 2015년 하반기 이후 토지보상 및 용지공급을 시작하고,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외국인 투자 기업을 비롯해 국내 대형 백화점과 중소기업 관련 협회 등 많은 기업이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앞으로 이곳은 약 9조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4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강동구 상일동 404번지 일대(7만8144㎡)에 조성되는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는 2014년 4월 서울시에서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조성방침이 결정되면서 연내 산업단지 지정 및 SH공사의 공영 개발추진이 진행될 것이며 2017년 준공 예정이다. 강동구는 개발이 완료되면 강동권 업무지구는 경제유발 효과 22조8000억원, 고용창출 효과 10만7000여명에 이르는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강동 고덕지구와 둔촌 주공아파트 등 강동권역의 대단지 아파트들은 개발 후의 기대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10만명 이상이 근무하는 업무지구의 배후 주거지역이면서, 동시에 높은 강남 접근성과 편리한 인프라로 인해 수요가 많이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무상지분율 높은 고덕지구, 가치도 껑충

고덕지구를 살펴보자. 고덕지구는 지난 1980년대 택지개발지구로 조성되었다. 강남에 압구정동이 있다면 강동에는 고덕지구가 있다. 고덕지구는 지어진 지 어느덧 20여년이 훌쩍 지났다. 지난 2008년 서울시가 고덕 1・2동과 명일 2동, 상일동 일대의 93만4730㎡ 규모의 ‘고덕 택지지구 재건축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었지만 잇따른 금융위기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최근 고덕지구 재건축에 속도가 다시 붙었다. 정부의 규제완화가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이면서 재건축이 가능한 단지가 됐고, 무엇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뛰면서 단기투자자들이 다음 투자 대상지로 강동 고덕지구 일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덕동・명일동・상일동 일대에 포진한 고덕지구 저층 단지는 시영아파트를 포함해 9개 단지 1만2850가구에 이른다. 이 중 1단지는 고덕 아이파크로 재건축을 완료했고, 2~7단지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덕지구 저층 단지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용적률이 65~75%로 분양 면적 대비 무상지분율이 120~145%가량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덕 아이파크 전신인 주공 1단지의 경우 42㎡(대지지분 73.6㎡)를 보유한 조합원이 112㎡(34평형)를 들어갈 때 옵션을 제외하면 추가 분담금이 거의 없었다. 무상지분율이 125%가량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덕지구에서 대지지분이 가장 넓은 고덕 주공아파트(고덕 그라시움) 2단지의 기대감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면적별로 고덕 주공 2단지 36㎡의 대지지분이 56.5㎡, 42㎡가 66.7㎡, 52㎡가 85㎡, 59㎡가 97.6㎡다. 다음으로 대지지분이 넓은 고덕 주공 3단지는 46㎡의 대지지분이 65.3㎡, 52㎡가 76.6㎡, 59㎡가 87.7㎡다.

고덕 주공아파트 5단지 대지지분은 59㎡가 72.6㎡, 6단지 59㎡가 78.8㎡, 7단지 59㎡가 85㎡인 것에 비해 6~9㎡가량 넓다. 이처럼 대지지분이 넓다 보니 사업성도 뛰어나다. 제2종 주거지역에 위치한 고덕 주공 2・3단지는 현재 용적률이 각각 65%와 78.5%다. 현재 고덕 주공 2・3단지의 개발계획을 살펴보면 고덕 주공 2단지는 지상 12~25층에 85~235㎡로 4103가구(임대 포함), 고덕 주공 3단지는 지상 12~25층에 82~205㎡로 4066가구(임대 포함)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고덕 주공 2단지는 전체 2600가구, 고덕 주공 3단지는 2580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밖에 고덕 주공 아파트 4단지는 설계 변경 중으로 410가구에서 687가구, 고덕 주공 5단지는 890가구에서 1572가구, 고덕 주공 6단지 880가구에서 1649가구, 고덕 주공 7단지 890가구에서 1608가구로 지어진다.

고덕 주공 2~3단지 이외의 다른 단지들도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처럼 무리한 무상지분율을 목표로 하지 않아 재건축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덕 주공 6단지는 조합원총회를 열고 도급제 전환을 추진하는 중이다. 지난 2010년 고덕 주공 6단지 재건축 사업에 참여한 두산건설이 무려 174%라는 무상지분율을 공약하면서 수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몰아닥쳐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재건축 사업성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과도한 무상지분율의 약속은 기업들의 부담이 되었고, 재건축 아파트들의 사업성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침체기에 빠진 주택시장을 고려해 조합들도 변화를 시도했다. 보장받은 무상지분율을 낮추거나 시공비만 주고받는 도급제로 사업방식을 변경하는 것이다.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사업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고덕 주공 5단지도 무상지분율을 낮추거나 도급제로 변경해 진행할 예정이며, 고덕 주공 4단지도 2014년 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잠정 결정하고 연내 이주를 확정했다.

고덕 주공아파트는 주변 입지 여건도 뛰어나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과 상일동역의 역세권에다가 지하철 9호선도 고덕지구를 지나 강일지구까지 확장된다. 여기에 올림픽대로나 천호대로 등을 이용하면 강남 업무지구까지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또 암사대교 개통으로 강북권 지역과 강변북로의 진입도 수월하다. 여기에 중부고속도로・서울외곽고속도로・경춘고속도로 등이 만나는 강일 나들목이 인접해 교통 조건도 뛰어나다.

또 경기도 구리시에서 세종시까지 129.1㎞ 구간을 왕복 6차로 잇는 제2 경부고속도로의 개발이 추진되면서 앞으로 강동권은 도로교통의 중심으로 자리할 예정이다.

고덕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이마트와 강동 경희대학교병원, 강동아트센터 등이 있고, 천호역 인근의 현대백화점 이용도 쉽다. 배재고・광문고・한영고・한영외고・명일여고 등 교육환경도 뛰어나 앞으로 강남권 대체 주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녹지율이 높다는 점도 고덕지구 인기에 한몫한다. 지구 내 샘터공원과 방죽공원, 명일공원, 동명공원 등이 위치해 주거 쾌적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고덕지구는 3.3㎡당 10㎡ 가량의 녹지를 보유해 녹지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주변 지역들의 공급 과잉 위험도 예상된다. 강일지구와 풍산지구, 하남 미사지구 등 주변에 공급 물량이 많은 데다 고덕지구에서만 앞으로 2~7단지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5000여 가구가 넘는 일반 분양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준공이 목표인 하남 미사지구나 강일지구, 고덕 재건축, 위례 신도시 등 주변 지역의 아파트 공급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위례 신도시에도 4만3000여가구가 들어선다. 둔촌 주공도 개발 완료시 1만가구 이상이 들어선다. 따라서 고덕지구 재건축 사업은 한꺼번에 진행될 경우 공급량 과잉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시장이 좋을 때 단기에 치고 빠져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