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모두 연초 20달러 중반에서 100%이상 급등세를 연출하며 현재 5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11월 석유개발기구(OPEC)회의에서의 생산량 동결 기대감이 최근 급등세를 주도했다.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은 60달러까지는 상승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올해들어 10개월새에 100%이상의 유가상승을 보였다는 점이다. 단기간의 국제유가 급등은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저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제한(디플레이션)이라는 굴레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 마치 물가상승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게는 올해의 국제유가 급등이 원군(?)으로 등장한 격이다.

물가상승의 목표치를 목빼고 기다리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게는 올해의 국제유가 상승이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다. 위태위태한 양적완화를 되돌려 놓고 다시 풀려나간 어마어마한 유동성 공룡을 잠재울수 있는 단초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인상이 모든 점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또 다른 침체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애매모호한 상황이긴하다. 역시 리스크를 안고 가야하는 상황.

국제유가 상승의 후행적인 효과가 단기 6개월이후부터 가시화된다고 보면 연말부터 물가라는 놈은 서서히 뭔가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올해들어 수차례 언급한 것 처럼 우리가 원하는 물가목표치(2%)가 눈앞에 와있는지도 모르겠다.  물가목표치 도달과 고용시장 회복, 그리고 식을줄 모르는 부동산 경기는 금리인상의 트리거를 당길수 있는 삼합의 완성을 의미한다.

국제유가가 물가를 밀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보다 높아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 모두 조심스럽게 양적완화 마감과 긴축을 언급하며 테이퍼링의 가능성마저 내비추고 있다. 불과 3개월전에도 지속적인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확대를 외치든 그들이 이제는 테이퍼링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저금리를 종언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지난해 12월의 상징적인 수준의 단 한 차례 금리인상으로 그칠지 그게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이번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 방심은 금물, 지난해 한 차례 인상의 모습이 올해도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은 빈사상태를 헤매고 있는 셰일가스 등 미국의 석유기업들에게는 역시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널뛰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제조업 지표에도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5년전 셰일가스의 본격 생산으로 자동차 산업 등 생기가 돌았던 그 때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에너지 성수기까지 맞물리면서 그 동안 저유가로 몸살을 알았던 미국 에너지산업분야의 빠른 회복도 기대된다. 물론 그 동안 정리되야 할 한계기업들이 모두 정리됐다는 점도 회복속도를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한차례가 아닌 연속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점이 이번 금리인상의 최대 포인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12월 금리인상이 가시화된다면 제일 먼저 반길 곳은 두 곳이다.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은행들과 저축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이다. 금융사들의 수익개선과 은퇴자들의 소득증진 효과에 따른 소비시장의 플러스 요인을 기대할 수 있다.

일단 금리인상이 미국입장에서는 선순환의 플러스 요인이 더 많아 보인다. 한국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불행하게도 한국경제에게는 이중고의 고통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는 지금 금리인하 혹은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진작이 하루가 시급한 상황을 맞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외국자본의 유출을 방지하기위해 울며겨자먹기식의 금리인상에 부응(?)해야 하는 그야말로 이상한 상황을 맞게된다.

이렇게 될 경우 1300조원의 가계대출에 대한 압박이 본격화 될 가능성도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기간에 실세금리의 급등을 초래하지는 않겠지만 금리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은 당연하다. 미국이 12월을 기점으로 몇차례의 금리인상을 실시할지, 연달아 올리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지 등의 변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금리인상의 신호탄으로 연달아 몇차례 금리를 인상 할 경우 국내 시중금리의 단기 급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2회이상의 연속적 금리인상은 글로벌 시장의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알릴 것이다. 우려하던 이머징 마켓의 혼란이 시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이 과연 그런 카드를 쓸까. 글로벌 경제를 혼란으로 몰아갈지도 모르는데 그런 카드를 쓸까. 당연히 미국경제에 그것이 최선이라면 금리인상을 안할 이유가 없다, 미국이 자국경제만을 고려하면 그 뿐이지 이머징 마켓 국가 경제까지 배려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 헤매던 중국경제가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욱 결행의 자신감을 갖게 할 것이다.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금융시장 혼란은 미국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줄까. 이 역시 미국 투자은행들의 새로운 자본투자처이고 먹거리 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반가워할 상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한번의 머니게임의 굿판을 만들어낼수 있기 때문이다.

발등의 불은 한국이다. 엄청난 가계부채가 어떤 현상을 보일지가 최대 관건이다. 조선 해운 철강 그리고 자동차 전기전자마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연속 금리인상은 가계이든 기업이든 모두에게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만을 바라보는 한국경제에게 출구전략은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