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쾰른대성당 바로 옆에 있는 루드비히미술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서양화가 한영준

 

“라인(Rhein) 강물은 언제나 나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아기자기한 옛 유럽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좁은 골목길, 넓은 들판에 화사하게 피어나는 유채꽃 향기,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시내로 가는 길에 저 멀리 쾰른 대성당 두개의 첨탑을 보고 있을 때도 잔잔한 감동의 영감이 솟는다.”

22년간 독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한영준(HAN YOUNG JOON) 작가와 이메일(E-mail) 인터뷰했다. 그는 20대에 한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1994년 단신으로 건너가 뉘렌베르크 소재, 빌덴덴 퀸스테 아카데미(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에서 회화전공 졸업했다.

그만큼 예술에 대한 갈증이 컸고 유럽회화를 현지서 공부하기위해 학부를 그곳에서 선택한 용기와 집념을 그동안 몇 번의 만남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다소 내성적이라 할 만큼 말 수가 많지 않고 사물을 대하는 진지함과 깊은 해석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아트스튜디오가 있는 쾰른이라는 도시에 대한 첫인상을 “그야말로 푸근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게 다가 와 이곳에서 살아도 좋겠구나하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었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의 언어와 낯선 생활방식에 적응하며 느끼던 그런 이질감이 이상하게 쾰른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사람들의 호탕한 성격과 라인 강변의 여유가 아마도 나를 이곳에 머물게 한 이유가 아닐까 하는데 가끔 강변길을 산책할 때면 내 고향 마산에 돌아온 기분이 들 때도 있다“라고 했다. 여유롭게 노천카페에서 시원한 쾰쉬(Kolsch)맥주한잔을 마시고 있노라면 자신도 쾰른사람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 때도 있다는 작가는 언젠가부터 절로 그곳 사투리가 나오게 된다고도 했다.

“이곳은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으로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미술관들이 있다. 그중에서 대성당 바로 옆에 있는 루드비히뮤지엄(Ludwig Museum)현대미술관은 독일에서도 아주 유명하다. 건물지붕은 라인 강의 힘찬 물결을 상징하고 있는데 아주 오래된 쾰른의 대성당과 현대적인 건물이 언뜻 어색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둘 다 묘한 느낌에 잘 어우러져 있다.

피카소전시회가 열리던 날 이곳을 둘러보다가 나도 언젠가는 이곳에 내 그림들로 전시를 해야지 하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마치 어린 시절 작문시간에 적어 낸 미래의 꿈이 고흐나 고갱 같은 화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말처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