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1위인 애플부터 올해 처음으로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테슬라까지, 인터브랜드가 지난 한 해 동안 세상을 가장 많이 변화시키고, 사람들 삶 속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브랜드들을 분석해 ‘2016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를 선정했다. 가장 가치가 높은 세계 톱3 브랜드는 (당신의 짐작대로) 애플과 구글, 코카콜라이다.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1781억1900만달러로 5% 늘어났고, 구글은 1332억5200만달러로 11%나 상승했다. 그 뒤를 이어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토요타, IBM, 삼성, 아마존, 메르세데스 벤츠, GE 등이 차례로 톱10에 진입했다. 디올과 테슬라는 각각 89위 100위로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보고서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100위 안에 든 한국 브랜드는 3개로 삼성전자가 7위, 현대자동차가 35위, 기아자동차가 69위에 랭크되었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약 518억달러인데, 이는 애플의 약 29%에 해당한다. 일본 브랜드는 토요타(5위), 혼다(21위), 캐논(42위), 닛산(43위), 소니(58위), 파나소닉(68위) 등이 포함되었다. 100위 안에 든 중국 브랜드는 화웨이(72위)와 레노버(99위) 2개였다.

 

▲ 변화와 도전의 아이콘, 포르쉐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출처=포르쉐AG

여기까지가 뛰는 브랜드라면 초고속 성장률을 찍은 페이스북(48% 성장), 아마존(33%), 레고(25%), 닛산(22%), 어도비(21%), 스타벅스(20%), 포르쉐(18%), 메르세데스 벤츠(18%), 아디다스(16%) 등은 나는 브랜드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들이 올해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비결은 ‘브랜드 강도’에서 찾을 수 있다. 인터브랜드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발 빠른 ‘대응력’과 고객 ‘참여도’ 항목에서 이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시도를 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 확인되었다. 인터브랜드 한국법인의 문지훈 대표가 꼽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포르쉐(50위)이다. 지금 팔리고 있는 포르쉐 10대 중 7대는 SUV 모델인 카이엔이다. 2015년에도 전년 대비 19%나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카이엔이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 기대보다는 패밀리카를 겸하는 SUV가 스포츠카의 상징과 같은 포르쉐의 브랜드 이미지를 망가뜨리고 비즈니스도 치명상을 입을 것이란, 걱정이 더 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변화를 선택한 포르쉐가 백 번 옳았다. 지금도 포르쉐 못지않게 고집 센 벤틀리의 벤테이가, 마세라티의 르반테, 재규어의 F-페이스 등이 포르쉐의 선택이 옳았음에 동의를 표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빨리 대응하는 또 다른 비책은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파트너십이다. 이번에 새로 100위권에 진입한 테슬라(100위)는 이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진입 장벽인 충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어비앤비와 손을 잡았다. 애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 중 5회 이상 숙박을 제공하고 평균 4개 이상의 별을 획득한 곳을 중심으로 테슬라 충전 시설을 무료로 설치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테슬라는 새로운 충전 시설을 적재적소에 확보해나가고, 에어비앤비는 새로운 고객층을 창출하는 동시에 전기차 오너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두 브랜드가 만나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좋은 사례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대이다. 그 경험이 매력적일수록 ‘참여도’는 높아진다. 페이스북(15위)과 레고(67위)는 다른 것으로 대체 불가능한 경험을 선사하는 최고 실력자들로 이미 검증을 마쳤다. 커피 브랜드의 군계일학인 스타벅스(64위)는 O2O를 넘나드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장안의 화제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처음 선보인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O2O 서비스로 매장 반경 2㎞ 내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고, 주문부터 완료까지 전 과정이 팝업 메시지로 고객들에게 전달된다. 자주 찾는 음료뿐만 아니라 시럽, 휘핑 크림 등의 추가 여부 등 다양한 맞춤 주문이 가능하다. 머그와 일회용 컵 외에 할인 혜택(300원)이 있는 개인 컵도 선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큰 무기다. 2014년 5월 첫선을 보인 사이렌 오더는 현재까지 이용 횟수가 100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에서 개발된 사이렌 오더는 이제 스타벅스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채택되어 그 세를 불려나갈 전망이다.

성장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흔히 기업들에게 성장이란 단순히 재무적 성과만을 의미하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으로부터 시작된다. 기업의 리더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를 가능케 하는 환경과 전략, 그리고 경험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바로 여기 언급한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들이 그러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