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 (자료사진) / 출처 = 현대자동차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 일자리 창출. 각종 사회공헌활동.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펼치던 활동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착한 기업’의 조건도 함께 변했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심이 통해야 하는 것이다.

자동차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행보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회사다운 ‘통 큰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해치백 등 비주류 차량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모터스포츠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도 수행 중이다. ‘모터스튜디오’를 통해 고객과 ‘소통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현대차, 자동차 문화를 이끌다

“국내 해치백 시장 규모는 10여년 전 연간 4000대 정도에 불과했지만 i30 출시 이후 2015년 3만대 수준까지 커졌습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곽진 부사장이 3세대 신형 i30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건넨 말이다. 실제 과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세단과 SUV 두 종류의 차종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었다. 관련 문화가 크게 발달하지 않은 데다 대표 기업인 현대차의 역사도 글로벌 브랜드들과 비교해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창기 외국 브랜드 차량을 조립·판매하면서 다양한 차종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시대가 변했다. 현대차는 다양한 자동차 문화를 알리는 방법 중 하나로 ‘해치백 알리기’를 택했다. 유럽 등에서는 인기가 많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없는 차종이다. 폭스바겐을 ‘국민차’ 브랜드로 만들어준 ‘골프’도 대표적인 해치백 모델이다.

현대차는 9월 24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핫 해치 페스티벌’을 열었다. 해치백의 장점을 고객들에게 알리고 잠재 고객들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걸그룹 등 인기 가수들을 초청해 이목을 잡았다.

▲ 현대차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 자료사진 / 출처 = 현대자동차

지난 5월에는 인천 송도에서 국내 최대의 종합 자동차 축제 ‘2016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 사실상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통 큰 결단’이었다.

주말 양일간 15만여명이 몰려들어 열광했다. 관람객들은 도심 서킷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을 보며 새로운 문화를 체험했다. 4D 시뮬레이션 부스, 주니어 공학교실 등도 현장에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대차는 이 행사에서 제네시스 쿠페의 경기를 일몰 시간 이후 진행되는 ‘나이트 레이스(Night Race)’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4월 출시한 ‘아반떼 스포츠’의 경주용 차가 최초로 참가해 선보인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는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소비 시장이지만 상대적으로 문화는 획일화된 경향이 있다”며 “현대차가 다양한 차종의 장점을 알리는 것과 더불어 모터스포츠, 랠리 등에 대해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객과의 소통 ‘착한기업’ 만든다

현대차는 자동차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과 함께 고객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히 대화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견을 실제 반영하고 있다.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 (자료사진)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9월 9일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을 신규 개관했다. 이곳은 쇼핑몰 1층에 전용 면적 401.11m²(약 121평) 규모로 조성됐다.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전시장이 아닌 고객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드 방향성을 알리고 소통하기 위한 체험 공간이다.

이 곳에는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충전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충전 스테이션도 준비됐다. 방문객이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홈 충전기를 실제 차종에 플러그인하고 전기차를 충전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모터스튜디오를 기획하며) 인테리어 시설부터 전시 방식, 고객 응대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되고 독창적인 방식을 추구했다”며 “향후에도 고객 참여형 프로그램 진행 등 다양한 혁신 테마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역시 같은 쇼핑몰 2층에 475.43m²(약 144평) 크기의 스튜디오를 열고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고객이 브랜드 체험부터 시승, 구매 상담까지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 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업체 측의 목표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경기도 고양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체험 시설을 만들고 있다. 2017년 초 문을 여는 이곳은 자동차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자동차 문화 공간’이라는 테마로 차별화해 운영될 예정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현대차가 삼성동 부지에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자동차 문화 전파를 위해 힘쓰고 있는 현대차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현대차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하고 이지무브, 세이프무브, 그린무브, 해피무브, 드림무브, 넥스트무브 등 6대 무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차량을 지원하는 ‘기프트카’ 프로젝트가 ‘시즌7’까지 진행된 것 등이 대표적이다.

▲ 현대차그룹, 이동 불편 노인 대상 전동스쿠터 무상보급사업 실시 (자료사진) /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10월2일 ‘노인의 날’을 기념해 전국 주요 복지관에 전동스쿠터 ‘이지휠스’ 121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이지휠스’는 2010년 현대차그룹 지원으로 국내 최초로 설립된 보행·운전 보조기구 전문 사회적기업 ‘이지무브’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이와 함께 서울장학재단, 경북대학교, 사회적기업 점프와 함께 대학생 창의인재 육성 및 소외계층 청소년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적극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학생 교사를 선발해 이들이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교육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대학생 교사에게는 사회인 멘토단과의 멘토링과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