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 기분 좋은 가을이 찾아왔지만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찬바람이 불고 낙엽처럼 ‘우수수’ 머리카락이 떨어질수록 근심은 더해진다. 가을에 유난히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는 이유는 뭘까?

첫째, 여름 동안 강렬한 햇빛이 두피와 모발에 직접적으로 닿아 자극이 됐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두피에 직접 자극을 줘 모근을 건조하게 하고 염증을 증가시켜 탈모를 유발한다. 특히 올 여름처럼 긴 폭염이 이어진 후에는 남녀 구분 없이 탈모 환자가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건조한 가을 날씨 때문이다. 건조한 기후는 피지량을 감소시켜 두피에 각질이 쌓이기 쉽다. 여기에 각종 이물질이 더해지면 모공을 막아 모낭세포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머리카락이 빠진다.

셋째, 남성호르몬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호르몬 중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은 탈모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 머리 앞쪽과 정수리 부위의 모낭에 작용해 모근을 점점 작아지게 만들어 탈모를 유발한다. 남성호르몬 분비는 여름철에 가장 왕성하고 모근과 분리되는 2~3주 간의 퇴행기를 거친 후 초가을에 걸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 평균적으로 생장기 모발은 전체 모발의 약 85%이지만 가을철에는 80% 정도로 감소하기 때문에 가을에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진다.

따라서 가을철에 머리카락이 더 잘 빠지는 것이 당연하니 지레 탈모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시적인 탈모인지 병적인 탈모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하루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개수를 대략 세어보면 된다. 50~100개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이지만, 100개 이상 빠진다면 병적인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가을철 탈모를 최소화하려면 두피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무엇보다 두피에 열을 내리는 것이 중요이다. 두피가 뜨거우면 피지 생성을 촉진해 과도한 유분이 생기고 염증, 트러블, 지루성 두피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머리 속 모공을 확장시키고 모발의 생장주기에도 영향을 미쳐 모발이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든다. 여기에 가을철 건조한 날씨와 찬바람까지 더해지면 두피에 더욱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환절기에는 두피의 열을 낮추고 건조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 1.5~2ℓ 정도의 물을 마시면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주고 노폐물을 원활히 배출시킨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두피에 열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은 스트레스 해소와 두피 열을 내리는 데 도움된다. 덧붙여 가을볕은 좋지만 두피에 직사광선을 오래 쬐는 것은 좋지 않다. 모자는 두피에 열기가 차 빠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양산을 이용하는 것이 두피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

열감(熱疳)이나 건조함이 심하면 차게 하는 마사지나 찜질이 두피 열을 낮추면서 진정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두피 열이 지속되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양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함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