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시장에서는 플랫폼 간 생방송 경쟁이 치열합니다. 기존에 있던 온라인 방송 플랫폼부터, 소셜 네트워크,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상에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업체라면 모두 생방송을 도입하는 추세인데요. 중국에서 생방송 플랫폼은 약 200여개가 운영되고 있고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입니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생방송 이용자 수는 2억명, 시장 규모는 90억위안(약 1조 49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생방송 플랫폼과 결합한 '생방송 온라인 쇼핑몰'인 미디어커머스 채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 생방송, "새로운 제품 기준과 시장 만들 것"

중국 업계에서는 생방송이 전자상거래 시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에 형성된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샤(一下) 테크놀로지는 향후 생방송 모델이 '스튜디오 촬영'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이 보이고 있는 생방송 형태는 인기 스타나 왕홍(网红)이 스튜디오에서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하는 방송인데요. 왕홍은 중국내 SNS 등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고 강력한 마케팅 영향력을 가진 일명 '인터넷 스타'를 말합니다.

이샤는 "세계 어디서든지, 언제 어느 때나 소통 가능한 곳이 가장 흥분되는 촬영 장소"라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추후 생방송 플랫폼 촬영 장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더 나아가 "생방송이 향후 많은 제품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습니다.

이샤 테크놀로지는 인기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미아오파이(秒拍), 립싱크 앱 샤오카이슈(小咖秀), 생방송 플랫폼 이지보(一直播)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아오파이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데요. 앱 다운로드 수는 50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샤오카이슈 일일 이용자 수는 500만, 등록된 이용자 수는 1500만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우윈송(吴云松) 화지아오(花椒) 생방송 플랫폼 CEO는 생방송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모델의 SNS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0년이면 생방송 플랫폼 시장은 지금보다 10배 더 커져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우윈송 CEO는 생방송에 중요한 세 가지 요소로 플랫폼, 사람, 콘텐츠를 꼽았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용자를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역시 가장 중요하겠죠.

화지아오 플랫폼은 중국의 주요 생방송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90년대 후반에 출생자로 주요 관심사는 미남, 미녀, 인기 온라인 스타, 얼짱, 일상에 관련된 재미있는 소식, 연예계 소식 등을 주로 찾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출처=화지아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장홍타오(张宏涛) 요쿠라이펑(优酷来疯) CEO는 생방송 플랫폼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두 가지로 '콘텐츠'와 '작은 연예인'을 꼽았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콘텐츠 싸움이 될텐데요. 그는 "모바일이 PC에 비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콘텐츠"라고 강조했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플랫폼은 결국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줄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는데요.

또 하나의 중요 요소인 '작은 연예인'에 대해서는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 유명인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재능은 있지만 자신을 어필할 기회가 적은 사람들에게 생방송 플랫폼이 무대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는 "모바일 방송의 주체는 작은 연예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왕홍처럼 연예인은 아니지만 큰 인기를 누리고 수만 팔로워를 이끄는 '작은 연예인'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 온라인 쇼핑몰에서 미디어 커머스로

생방송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형태가 점차 변하는 추세입니다. 온라인 몰과는 별개로 왕홍을 활용해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기존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을 운영하던 업체들은 여기에 생방송 플랫폼을 결합하는 형태로 가고 있죠. 가장 최근에는 처음부터 생방송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운영하는 미디어커머스 채널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생방송을 결합한 경우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톈마오즈보(天貓直播)와 타오바오즈보(淘寶直播)가 대표적인데요. 지난 4월 인기 여배우 안젤라베이비를 통해 메이블린의 신상품 1만여개가 순식간에 매진됐다고 하네요. 기존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에 인기 스타를 투입해 방송의 형태를 가져가고는 있지만 기존에 실시하던 이미지 광고 마케팅과 크게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보여지지는 않는 방식입니다.

왕홍을 활용한 플랫폼은 주로 왕홍이 제품을 간접 홍보하는 형태입니다. 왕홍으로 인해 형성된 소비 규모만 18조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왕홍 경제'라는 신조어가 나타나기도 했죠. 왕홍마케팅을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은 쇼핑몰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생방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라인몰과는 별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왕홍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하는 형태로 정보 공유를 통해 제품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전자상거래에 영향을 주는 플랫폼이지만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업체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과 생방송 플랫폼을 결합해 처음부터 생방송 온라인몰로 나오는 업체들이 생겼습니다. 미디어 커머스 채널이라고 불리는데요. 보뤄미(菠蘿蜜), 샤오홍춘(小紅唇) 등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 출처=샤오홍춘 공식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생방송은 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생방송 플랫폼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이샤 테크놀로지의 전망처럼 어떤 제품을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로 생방송이 자리 잡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생방송 플랫폼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는 점인데요. 생방송 플랫폼의 발전과 콘텐츠 시장의 발전은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중국 정부도 생방송 플랫폼 검증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데요. 정부 규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생방송 플랫폼간 콘텐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