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중에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늘 허리에 문제점을 일으킨다. 원래 네 발로 걷는 것이 동물인데 일어나서 행동을 하다 보니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네팔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3년 동안 일어서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허리 아픈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문제는 두뇌의 발달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돌이 지날 때쯤 일어서기 교육과 함께 걷기를 시작한다. 성격이 급한 소양인은 9개월도 안 되어 걷기 시작하다가 머리를 수없이 다치기도 하는 반면, 태음인은 돌이 지나도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는다. 허리 근육이 충분히 발달되기도 전에 걷다 보니 허리 아픈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직장인은 대부분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 일을 한다. 이 때문에 ‘VDT 증후군’이라 하여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손가락과 목을 움직여서 목이 아프고 어깨가 결리며 손이 저린 증상 위주로 온다. 그리고 장시간 허리 근육을 고정시키고 있다 보니 유연성을 가져야 할 허리 근육이 경직되며 오는 것이 ‘긴장성 요통’이다. 영어로 Back-Strain이라고 하며 장거리 운전에 의한 요통도 이에 속한다.

한 자리에 앉아 컴퓨터로 계속 일을 해야 한다면 2시간에 30분 정도는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든지 옥상에 가서 심호흡과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더욱이 오래 앉아 있으면 내장의 움직임도 좋지 않아 가스가 많이 차고, 어깨와 등에 담이 잘 결리며, 심지어 여성은 생리기능 저하로 생리통,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골프처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운동이나 막노동 같은 한 방향 육체노동도 한쪽 근육에만 피로가 와서 뭉치도록 하기 때문에 요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허리는 늘 유연성과 근 균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음인은 허리가 아파도 대부분은 오랫동안 참으면서 일이나 운동을 하여 근육이 뭉치는 ‘어혈요통’이 많이 온다. 운동을 하다가 무리한 동작에서 오는 타박상도 이에 속하기도 하지만 60~70%가 이런 근 긴장으로 인해 아픈 경우이다. 디스크처럼 움직이기만 해도 너무 아프다면 무조건 절대 안정해야 한다. 핫팩이나 물리치료 혹은 부항이나 숯가마에 가서 찜질을 하여 혈액순환을 시켜주어야 개선된다. 가능하면 누워 있어야 좋아진다.

소음인의 경우도 다쳐서 올 수도 있지만 전체 요통의 약 13%는 단지 업무나 복잡한 세상살이에 과다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뚜렷한 이유도 없이 허리가 아파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초혈관의 긴장으로 인해 허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정말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들것에 실려와 침을 한 번 딱 맞으면 걸어 나갈 수 있다. 검사로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데 갑자기 심해져서 꿈쩍을 할 수 없는 경우이다. 물론 가끔 요로결석일 경우가 있는데 소변을 볼 수가 없다면 이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경우 ‘기요통’이라 하여 스포츠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 요즈음 ‘도수요법’이 효과가 있다고 하는 부분은 여기에 해당된다. 간단하게 말하면 터치가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소양인은 대부분 피곤하고 컨디션이 안 좋으면 허리부터 아파온다. 뼈가 약해서 오는 퇴행성관절염이나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코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이 부족해도 관절에 통증이 오는데, 한의학적으로는 신장이 약해서 그런 것으로 본다. 이를 ‘신허요통’이라고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늘 스트레칭을 해주어 허리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부부관계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본다. 지네를 한약재명으로 ‘오공(蜈蚣)’이라고 부르는데 소양인에게만 효과가 있다.

체질에 관계없이 허리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요통을 치료하는 스트레칭 방법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누워 허리를 들어 올리고 팔꿈치와 발뒤꿈치에 힘을 준다. 배꼽을 중심으로 옆으로 8자(∞)를 쓰면서 허리 중심 근육을 왼쪽 방향으로, 반대로 오른쪽 방향으로 돌리기를 천천히 10~15분간 하면 디스크 수술을 꼭 해야 할 환자 외에는 3일만 해도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단일 증상으로 가장 많은 것이 요통이다. 요통의 대부분은 잘못된 자세에서 온다. 허리를 90도 각도를 유지하고 일하면 이것이 덜 오는데, 너무 앞으로 굽거나 뒤로 누운 자세 혹은 옆으로 기운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근긴장을 유발한다. 특히 요즘엔 한쪽 뒷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고 오래 앉아 있는 것도 많은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