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이 각 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향후 '블루칩'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약산업 분석기업인 미국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이 2015년 1030억달러(약 114조원)에서 연평균 11.7%로 성장해 2020년이면 1780억달러(약 196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희귀의약품 시장의 성장세는 글로벌 처방 의약품 시장 성장률(5.9%)보다 2배 정도 높다. 또 전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5.5%에서 2020년 20.2%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희귀의약품은 희귀질환의 진단, 치료, 예방을 위해서 지정된 의약품을 말한다. 희귀질환에 대한 정의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유병율이 20만명 이하인 질환을 희귀질환이라고 정의한다. 유병율은 어떤 시점에 일정한 지역에서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 수의 비율을 말한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은 자국 내 환자수가 20만명이 넘더라도 개발 비용이 판매를 통해 회수하기 어려운 약품이나 기허가 제품의 적용증이 희귀질환 치료에 새로 추가된다면 해당 의약품도 희귀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유병률 2만명 이하의 병으로 적절한 치료방법이나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본은 유병율 5만명 이하, EU는 인구 1만명당 5명 이하로 각각 정의한다.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더라도 상업적으로는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각 국가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희귀의약품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 장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1983년, 일본은 1993년, 유럽은 2000년, 한국은 2008년부터 관련 지원 정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연구개발비에 세금공제를 적용해주거나, 승인 절차를 줄여주거나, 약값을 국가가 대부분 지불해준다. 또 제품 허가 이후 일정 기간은 경쟁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독점권도 부여한다.

▲ 출처=SK증권

여기에 제약 업체들이 희귀의약품으로 먼저 허가를 받은 뒤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우면서 관련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조명되고 있다. IMS헬스 보고서에 따르면 2996년에서 2020년 사이에 새롭게 승인되거나 승인 될 것으로 전망되는 신약 중 희귀의약품은 24%로 암 관련 의약품(13%)보다도 더 높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희귀의약품 허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미국, 유럽, 일본이다. 2003년 이후부터 크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2014년 미국은 한 해에 291건, 유럽은 201건, 일본은 32건을 허가했다. 각각 전년 대비 12%, 62%, 7% 증가율을 보여 유럽이 가장 증가 폭이 컸다.

▲ 출처=SK증권
▲ 출처=SK증권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에서는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Shire, Alexion Pharmaceuricals를 제외하면 대부분 셀젠(Celgene), 노바티스(Novartis), BMS(Bristol-Myers Squibb), 로슈(Roche)와 같은 글로벌 빅파마가 차지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전체 희귀성의약품 매출 규모는 약 970억달러(약 107조원) 규모로 상위 15개사 매출 합계는 650억달러(약 72조원)로 전체 시장의 67%가 넘는다. 글로벌 매출 1위사는 노바티스다. 하지만 2020년에는 셀젠이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인 Revlimid의 영향으로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2020년에도 글로벌 상위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비슷할 전망이다.

▲ 출처=SK증권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을 선두로 여러 기업들이 희귀성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SK증권은 주목할만한 파이프라인으로 SK바이오팜, 녹십자, 지트리비앤티를 꼽았다. SK바이오팜의 경우는 개발중인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희귀성의약품이다. 녹십자와 지트리비앤티는 미국 FDA에서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FDA 임상 1상을 진행중인 JW중외제약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암 재발에 관여하는 암 줄기세포를 잡아주는 Wnt저해제를 개발중인데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 도중 대부분 실패했던 것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