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Premier League 페이스북

우리나라 선수들이 가장 많이 뛰고 있는 EPL(English Premier League,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을 포함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독일 분데스리가 등 ‘세계 4대 리그’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의 팬 층을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 최근에는 연일 전해지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맹활약으로 인해 해외축구 리그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해외축구에 이제 막 관심을 가진 초보자들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정보를 찾아보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축구 매니아들의 설명들이 잔뜩 쏟아진다. 축구 자체가 그렇게 복잡한 스포츠는 아니지만 해외축구 리그의 경우 역사도 길고, 배경을 알아야 이해가 되는 것들이 많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딱 이정도만 알고 있으면 좋은 해외축구 팁들을 소개해 드리겠다. 오늘의 주제는 EPL이다.

 

▲ 출처= Premier League 홈페이지

EPL의 탄생과 ‘슬픈’ 역사

대부분의 EPL 팀들은 약 100년에 가까운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1992년 출범한 EPL은 그 역사가 3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이전까지는 EPL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1888년 출범한 ‘풋볼 리그(Football League)’가 있었다. 축구의 종주국인 만큼 전통을 중시하는 잉글랜드의 축구 리그가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된 배경에는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슬픈’ 역사가 있다. 발단은 두 번의 참사였다.

1985년 5월 29일 벨기에 브뤼셀 헤이젤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잉글랜드)과 유벤투스(이탈리아)의 UEFA 유러피언 컵 결승전에서 응원이 격해진 양 팀의 팬들 사이에 집단 싸움이 발생하면서 39명이 죽고 600여 명이 다쳤다. 이것이 ‘헤이젤 참사’다. 그로부터 약 4년 뒤인1989년 4월 15일에는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FA컵 준결승이 열린 힐스브러 경기장에서 또 팬들 간 다툼이 발생하면서 96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당한 ‘힐즈브러 참사’가 발생했다. 이에 잉글랜드에서는 축구문화 개선을 표방하며 새로운 리그의 창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1992년 5월 27일 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 즉, EPL이 출범했다.

EPL에서는 이따금씩 경기 전에 선수들이 추모식을 진행할 때가 있는데, 이는 두 차례의 참사로 숨진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함이다.    
  
리그 대회, 유럽 대항전, 컵 대회 

매년 8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진행되는 EPL의 경기는 크게 리그 대회, 컵 대회, 그리고 유럽대항전 등으로 구분된다. 리그 대회는 총 20개의 EPL 팀들이 순위를 경쟁하는 리그전이다. 승리 3점, 무승부 1점, 패배 0점으로 승점을 매겨 가장 높은 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리그 1위~3위 팀들에게는 유럽 리그들 중 최강의 팀을 가리는 유럽 대항전 ‘UEFA 챔피언스 리그’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4위 팀의 경우, 다른 나라 리그의 팀과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러 승리하면 챔피언스 리그에 참여할 수 있다. 5위와 6위 팀에게는 또 하나의 유럽대항전인 ‘유로파리그’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반면, 리그 최하위 3팀(18~20위)은 2부 리그인 챔피언십 리그로 강등되며 반대로 챔피언십리그 상위권 팀은 이듬해 EPL로 승격된다.

리그 중에는 컵(Cup)대회 라고 해서 별도의 대회 진행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FA 컵 대회는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속한 총 12개의 프로, 아마추어 축구팀들이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리는 대회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팀과 FA 컵 우승 팀이 단판 경기로 최강팀을 자리는 FA 커뮤니티 실드 컵, 기업의 스폰서를 받아 진행되는 컵 대회(현재는 EFL컵)가 있다. 
 
또 하나의 재미, 더비 경기  

▲ Reds 더비의 두 팀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더비(Derby)는 같은 지역 연고지를 가진 팀들 간의 경기를 의미하는데, EPL에서는 꼭 같은 지역이 아니더라도 일종의 팀 간 라이벌 의식이 반영된 더비 경기들이 있다. 대표적인 지역 더비로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지역을 연고로 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는 ‘맨체스터 더비’, 북런던 지역을 연고로 한 아스널과 토트넘 핫스퍼의 ‘북런던 더비’가 있다. 한편, 팀의 상징이 붉은 색으로 같은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레즈(Reds) 더비’라고 부른다. 그 외에 전통적으로 라이벌 의식이 강한 팀들의 경기들은 팀의 이름을 딴 OO-OO 더비 라고도 한다.  

선수의 활약을 매긴 점수, 평점 

EPL에서는 모든 경기에 대해 선수들의 활약을 점수화시킨 ‘평점’을 발표한다. 대개는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거나, 승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선수들이 최고 평점을 받는다. 평점은 0에서 10사이의 숫자를 소숫점 한자리까지 표기한다. EPL의 대표적인 평점 기관은 EPL을 주관하는 방송사인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있으며, 그 외에도 영국의 사설 통계업체들이 각 경기마다 선수들에 대한 평점을 매긴다.

▲ 2016년 9월 24주 ~ 25주 Player of the week(이 주의 선수)에 선정된 손흥민. 출처= 손흥민 페이스북

평점은 주간 단위로도 매겨지며 이것을 기반으로 해당 주간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기도 한다. EPL 선수들에게 이 평점들은 연봉계약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하며 축구 경기 도박사들이 돈을 베팅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