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미레이트 항공 장준모 한국 지사장 / 출처 = 에미레이트 항공

“에미레이트 항공은 두바이를 허브로 82개국 154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를 지녔죠. 국적기가 직항 노선을 보유하지 않는 취항지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한국의 환승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 장준모 한국지사장은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국내 취항 중인 외국항공사 중 몇 안 되는 내국인 지사장이다. 항공사 ‘무한 경쟁 시대’를 맞이해 한국 승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두바이 허브, 세계로 뻗어나간다”

장 지사장은 1989년 캐세이패시픽항공에 입사하며 항공 업계에 발을 들였다. 항공 영업마케팅 이사를 지내다 2014년 에미레이트항공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했다. 30여년간 업계에 몸담으며 체득한 ‘내공’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이어졌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한국과 중동을 잇는 항공편을 처음 선보인 회사입니다.” 장 지사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2005년부터 인천-두바이 노선을 취항하며 한국과 깊은 유대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A380 항공기 / 출처 = 에미레이트 항공

2009년 에미레이트 항공이 동북아시아권에서 최초로 한국 노선에 A380 항공기를 도입한 것도 우리나라가 핵심 시장이라는 점을 설명해준다. 이후 현재까지 좌석 점유율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와의 무역 거래 규모도 약 250억달러 수준까지 성장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이 제공하는 인천-두바이 직항 서비스는 양국의 무역 및 투자 활성화뿐만 아니라 한국으로의 투자 유입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5년에는 두바이 관광청 한국 지사를 서울에 개소하기도 했죠. 이를 통해 연간 7만명에 달하는 한국 방문객들에게 두바이를 적극 홍보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장 지사장이 건넨 말이다.

그는 에미레이트 항공이 두바이를 중심으로 운항하는 수많은 노선들을 통해 한국과 전 세계를 잇는 다양한 기회를 열고 있다고 자신했다. 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영국의 항공 전문 평가 및 리서치 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선정하는 ‘월드 베스트 에어라인 어워드(World’s Best Airline Award)’에서 ‘2016 올해의 항공사(Airline of the Year)’ 상을 수상한 신흥 강자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World’s Best Inflight Entertainment) 부문 최우수 항공사’ 상은 12년 연속 받고 있다. 장 지사장은 회사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한국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 에미레이트 항공 장준모 한국 지사장 / 출처 = 에미레이트 항공

“한국 승객만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치, 미역국 등 기내식을 신설하는가 하면 엔터테이먼트 시스템에 한국 영화·음악을 확충하고 있죠. 한국인 승무원은 893명에 달합니다.” 장 지사장은 이와 함께 에미레이트 항공의 ‘프리미엄 서비스’가 한국 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내 샤워 스파, 기내 라운지 바(Bar), 프라이빗 공간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2014년 11월에는 국내 외항사 최초로 ‘쇼퍼 드라이브 서비스(Chauffeur-Drive Service)’를 론칭하기도 했다.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 고객들을 집에서 공항까지 세단급 이상 차량으로 모시는 서비스다.

“치열한 경쟁, 소비자 혜택 커진다”

장 지사장은 갈수록 심화하는 국내 항공 업계의 경쟁 상황 속에서 에미레이트 항공이 충분히 매력을 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경쟁이 심해질수록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커지기 때문에 시장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확대되는 시장에서 더 큰 파이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 지사장은 에미레이트 항공이 에티하드 항공, 카타르 항공 등 다른 중동 항공사와 다른 점이 많다는 점도 언급했다. “흔히들 중동 3사라고 지칭하며 경쟁 구도를 말씀하시더군요. 에미레이트 항공의 비즈니스 전략은 두바이를 통해 전 세계 도시들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며 자체적으로 성장하는 것이죠. 성장 전략이 전혀 다른 셈입니다.” 그의 설명이다.

장 지사장은 국내 항공 시장의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입 기종과 취항 횟수에 따라 좌석 수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와 관련 에미레이트 항공은 최근 선보인 ‘캐시플러스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항공권 구매 시 현금과 스카이워즈 마일리지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일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기존에 제가 몸담았던 타 기업과 휴일 시스템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두바이는 한국과 다르게 금요일과 토요일에 쉬고 일요일부터 업무에 복귀합니다. 본사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저로서는 남들과 다르게 ‘일요병’을 겪어야 하죠.” 장 지사장이 전한 작은 ‘에피소드’다.

▲ 에미레이트 항공의 퍼스트클래스 샤워 스파 시설(왼쪽)과 기내 바 라운지(오른쪽) / 출처 = 에미레이트 항공

여가 시간에는 ‘나만의 여유’를 즐긴다는 장 지사장은 개인적인 목표로 ‘A380 하루 3대 운항’을 꼽았다. “한국-두바이 노선은 주 7회 운항합니다. 평균 좌석 점유율이 80%를 넘는데도 항공 협정 탓에 하루 한 번만 비행기를 띄우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한국 지사장으로서 앞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장 지사장은 또 두바이가 단순한 ‘환승 통로’가 아니라 여행지로서도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바이는 정통 중동의 향취뿐 아니라 모던한 도시의 느낌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그의 마지막 말에서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