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신세계센텀시티

그동안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PA(제조·유통 일괄화 의류) 등의 저가 패션 브랜드 선호도가 높았다. 그런데 본격적인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해 신세계인터내셔날, GS샵,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주요 기업에서 고급 캐시미어 소재를 활용한 의류를 선보이는 등 ‘캐시미어 전쟁’을 선언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기면 프리미엄 시장과 개인 특화 시장이 확대된다. 이에 패션 분야에서는 SPA와 같은 저가 패션 브랜드에서 캐시미어 등 천연소재를 활용한 의류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에 피로감을 느낀 고객들을 타겟으로 한 고가 마케팅이 눈에 띄는데 실제로도 캐시미어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면서 “아울러 가을날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얇고 가벼운 캐시미어 소재 의류를 찾는 고객들도 늘 것으로 보여 관련 매출 역시 청신호”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캐시미어 전문브랜드 ‘델라 라나(Della Lana)’를 통해 관련 시장 진출에 나섰다. 캐시미어는 피부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보온성이 크며 가벼운 장점이 있어 일교차카 큰 요즘 같은 날씨에 제격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델라 라나’의 상품 기획과 디자인, 제작, 판매, 브랜딩까지 모든 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일반 백화점 브랜드나 직수입 상품으로 편집숍을 구성하는 것에 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함이라고 알려졌다.

‘델리 라나’ 브랜드가 겨냥한 소비자는 신세계백화점을 이용하는 40~50대다. 코트, 재킷, 카디건, 점퍼 등 상의 외에 바지, 치마, 드레스, 액세서리까지 총 125개 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제품 가격은 40~60만원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남성과 아동용으로 상품 범위를 확대하고, 2018년까지 매장을 10곳 이상 늘려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 출처: GS샵

GS샵은 프리미엄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를 활용해 만든 울 전문 브랜드 ‘쏘울’로 가을·겨울 시즌 대목을 노리고 있다.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는 생후 3∼12개월 된 양에게서 소량으로 채취한 희귀섬유로 얇고 부드럽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주요 제품인 ‘밀레필리 캐시미어100풀오버’와 ‘캐시미어100가디건'은 회사 측이 한섬에서 니트 전문가로 근무한 김정은 리플레인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알려졌다.

GS샵 관계자는 “해당 제품들은 컬러 연구소를 두고 있는 이태리 밀레필리 원사 공장의 최첨단 시설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섬 역시 지난 8월 니트웨어 브랜드 ‘더 캐시미어’를 론칭해 관련 의류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남성복 시장에서도 캐시미어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올해 가을∙겨울 시즌에는 캐시미어 등의 고급 소재를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편안함을 강조한 슈트, 재킷 등이 인기를 끌 것이다. 특히 올해는 혼방보다 캐시미어 100%로 슈트, 재킷, 코트, 스웨터 등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이번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해 캐시미어를 활용한 재킷과 코트를 선보였다. ‘빨질레리’는 캐시미어에 얀 프린트 등의 기법을 이용해 독특한 색감을 낸 것이 눈에 띈다. 아울러 부자재를 최소화해 무게를 낮췄고, 핸드메이드 공법을 바탕으로 간결한 실루엣을 강조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해 여성복은 물론 남성복에서도 캐시미어를 활용한 의류에서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패션업계 소재의 고급화 바람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