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기업 광고는 ‘광고주’, 즉 광고에 투입되는 자본을 공급하는 측의 의도가 충실히 반영된다. 광고주가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담아내지 못하면, 결론적으로 광고 이후 기대되는 상업적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 마케팅을 대하는 소비자들은 이제 그 흐름을 인지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전통적인 광고 마케팅에서 지나치게 강조된 상업성은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부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등장한 마케팅이 바로 CGA(Consumer-Generated Advertising) 즉 ‘소비자들이 만든 광고’다. CGA는 그 창작과 유통 과정에 광고주의 자본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과 더불어 제품(혹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결과물에서 전통적 광고 마케팅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최근에는 SNS나 동영상 플랫폼을 만나 전통적 광고 마케팅보다 빠르게 확산되면서 CGA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누구로부터 만들어졌는가?

CGA에 대한 구분이 학문적으로 정해진 개념은 아니지만,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흔히 2가지 종류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기업의 요청에 의해 소비자가 만든 광고, 두 번째는 소비자의 순수한 창작 동기에서 만들어진 광고다. 전자의 경우 각 기업들의 광고/마케팅 공모전이 가장 흔한 사례다. 공모를 주최하는 기업이 광고 콘셉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소비자(광고 제작자)들을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담아 만드는 광고를 만든다. 후자는 주제에 대한 제약 없이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순수한 창작열정으로 만들고 공유하는 광고들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CGA의 형태는 전자인 경우가 많다.

상업성이 배제된, 상업적 가치

제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 상식선에서 답을 하자면 ‘제품을 만든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품 제작자(혹은 기업)들이 광고 마케팅에 실제 제품을 소비하는 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담아내는 것에는 마케팅 비용, 한정된 시간 등의 제한적 요소가 있다. CGA는 ‘만든 사람이 가장 잘 알 것’이라는 상식을 뒤집은 역발상(逆發想)에서 출발했다. 소비자들은 돈을 들여 제품을 구매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광고 마케팅으로 담아낼 수 없는 면들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기업 광고의 짙은 상업성은 상당 부분 배제되고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혹은 ‘브랜드의 속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투영된다.

▲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러한 속성은 상업성이 배제됐음에도 결과적으로 상업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좋은 예로 LG의 스마트폰 ‘V20’ 광고가 있다. 본 제품은 우수한 성능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그 장점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 보다 못한 한 네티즌은 ‘마케팅 못하는 LG대신 내가 만든 V20 광고’라는 이름의 이미지를 공개했고, 이는 꽤 화제가 되면서 해당 제품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미국의 마케팅 학자 Jaffe는 CGA가 마케팅 메시지로 대중들에게 전달되면 오히려 제품의 노출 빈도가 올라가 상업적인 가치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만약, 제품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된 광고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기업이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 그러한 반응들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기업 쉐보레(Chevrolet)는 자사의 자동차 쉐비 타호(Chevy Tahoe) 동영상 광고를 소비자들이 만드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에 약 2만 건의 동영상이 만들어졌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40건의 동영상은 쉐비의 단점을 재치있게 꼬집은 부정적 광고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정적 광고들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공유됐고, 역으로 제품이 더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SNS로 날개를 달다 

CGA는 SNS를 통해 그 영향력을 확장시킨다. 과거에는 기업이 아닌 개인이 생산한 콘텐츠들은 확산되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러나 SNS가 일반화된 이후, 콘텐츠들이 확산되는 속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CGA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만든 참신한 광고 영상들을 SNS와 동영상 플랫폼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콘텐츠로써의 ‘재미’와 제품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 담긴 CGA들은 기업의 입장에서 하나의 마케팅 수단과 같다. 광고의 내용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곧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직접 제작한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들 뿐더러 그에 비해 노출 빈도가 높다.

▲ 소비자들이 만든 기업 광고 영상들. 출처= 유튜브

명백한 한계, 이해도와 관점 차이 

그러나 메시지 전달 측면에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와 인지가 항상 높을 수 없다는 점은 CGA는 명백한 한계다. 즉, 생산자(기업)들이 반드시 강조해야 할 제품이나 서비스의 장점들이 CGA로는 충분하게 반영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품의 디자인, 혹은 식품의 맛 등 소비자 개인의 기호와 성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은 오히려 광고 대상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CGA는 마케팅에서 보여주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특정 품목에 대해 다양한 해석 관점을 담아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제품의 특성을 강조해서 보는 부분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점이 상반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마케팅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가장 효율적인 전달 방식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 들 중 하나로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