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중저가 라인업의 존재감이 강해지고 있으나 프리미엄의 가치는 여전한 상태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과 애플의 아이폰7, 나아가 LG전자의 V2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치열한 경쟁도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벌어질 전투는 예년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프리미엄 시장의 선두주자들이 정상적인 최고의 컨디션으로 링에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처입은 야수들의 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왜 갤럭시인가 보여준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사업자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노트7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을 야심차게 노렸다. 통상적인 출시일보다 빠른 8월 초 갤럭시노트7을 출격시키며 시장 선점의 기회를 노렸다.

예약판매에만 40만대가 몰려 갤럭시S7의 인기를 크게 뛰어 넘었으며 초기 4일 판매대수는 갤럭시S7의 2.5배였다. 물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기기변동으로 가닥을 잡지만 예약판매 물량이 적게 잡힌 통신사의 경우 무리하게 반호이동으로 유인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 인기는 심상치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5는 월 160만대 생산됐으나 갤럭시노트7은 월 300만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할 정도였다. 올해 2000만대 이상이 팔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었으며 부품 수급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까지 고무적인 흐름이 이어질 확률이 높았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초기 물량공급에 애를 먹기도 했다.

다만 우울한 전조도 있었다. 일단 중국에서 128GB 라인업을 당장 출시하지 않아 국내 이용자 역차별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공공앱 선택탑재 논란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는 뇌관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최강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왕좌는 갤럭시노트7의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갤럭시노트7 폭발 논란이 불거지며 상황은 시계제로에 빠졌다. 이어 2일에는 고동진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였고 대대적인 리콜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성명을 발표해 갤럭시노트7 내부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열되어 폭발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하며 공식 리콜을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교환 조치에 들어간 갤럭시노트7은 나름의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고객은 한국 40만 명, 미국 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리콜을 단행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28일 판매재개에 돌입하며 글로벌 판매재개는 늦어도 10월 초 이뤄질 전망이다.

폭발 논란의 일부가 허위라는 점도 밝혀졌다.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 벌어졌던 갤럭시노트7의 발화 논란 중 일부가 블랙컨슈머의 자작극으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19일 ATL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발화 논란에 휘말린 갤럭시노트7은 ATL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관계가 없으며, 외부에서 가열한 것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삼성SDI가 아닌 중국 ATL의 제품이기에 발화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밝힌 상태에서 삼성전자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재 정식 출시일 전에 제작된 갤럭시노트7 회수에 돌입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리콜을 단행하고 있지만 ATL 배터리 탑재 갤럭시노트7은 안전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기본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ATL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노트7이 파손될 경우 문제는 배터리가 아니라는 뜻이 되며, 이미 미국에서 ATL 배터리 승인을 받는 한편 전량을 공급받아 새로운 갤럭시노트7을 공급하려는 큰 계획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었다.

갤럭시노트7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6.0.1 (마시멜로우)다. 크기와 무게는 153.5 x 73.9 x 7.9mm, 169g이며 모바일AP는 옥타코어 (2.3GHz Quad + 1.6GHz Quad), 64 bit, 14나노다. 메모리는 4GB RAM이며 64GB 내장메모리를 지원하는 단독 모델이다. 5.7인치 쿼드 HD 듀얼 엣지 슈퍼 아몰레드,2560 x 1440 (518ppi) 디스플레이며 카메라는 후면 듀얼 픽셀 1200만화소 OIS (F1.7), 전면은 500만화소(F1.7)다.

아이폰7, "프리미엄의 왕은 나"
애플의 아이폰7도 출격했다. 먼저 방수기능. 애플워치 시리즈2와 아이폰7에 모두 방수가 적용됐다. 크게 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전략을 차용한 것처럼 보인다.

라이트닝잭이 적용됐으며 에어 팟을 제공한다. 듀얼 카메라가 탑재되었으며 카메라에는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 F1.8 조리개가 들어갔다. 모바일AP는 A10이며 대만 TSMC가 독점으로 제공했다. 아이폰7은 1960mAh, 아이폰7 플러스는 2910mAh의 배터리를 지원한다. 골드, 실버, 로즈 골드에 다크 블랙과 피아노 블랙이 추가되어 총 5개 색상을 지원한다. 메모리는 아이폰7이 2GB며 아이폰7 플러스는 3GB다. 홈버튼도 예상대로 진동식 고정 터치 기능이다.

일단 초반 분위기는 좋다. 1차 물량으로 준비된 아이폰7 플러스가 모두 소진됐으며 아이폰7 사전예약이 지난 모델보다 4배 가량 늘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아이폰7도 순탄한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먼저 카메라. 컨슈머리포트는 아이폰7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을 시험한 결과 "기존 아이폰6S에 비해 나아진 점이 없다"라고 19일(현지시간) 비판하기도 했다. 듀얼 카메라의 성능을 보여줬지만 기대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견이 있지만 논란은 논란이다.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에서 여러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때 기기에서 '쉭'(hissing)하는 소음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발열이슈로 보인다. 더불어 방수 및 방진 기능에도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이폰7은 순항을 시작했으나 의외의 기기적 결함 가능성으로 브랜드 가치에 균열이 가는 분위기다.

▲ 출처=애플

LG전자 V20, "집중의 미학 보여준다"
LG전자 V20은 지난해 하반기 V10의 후속작이다. 모듈식을 버리고 멀티미디어에 집중해 눈길을 끈다. 크기는 159.7×78.1×7.6㎜를 지원한다. 5.7인치 디스플레이다. 모바일 AP는 스냅드래곤 820이며 배터리 용량은 3200mAh다. 4GB LPDDR4 RAM, 64GB UFS ROM으로 꾸려졌다.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을 지원하며 최대 2TB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다. 퀄컴 퀵차지 3.0이 지원되고 지문인식 기능을 갖췄다.

스마트폰에서는 최초로 쿼드 DAC(Quad Digital to Analog Converter,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을 탑재했으며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인 ‘B&O 플레이(B&O PLAY)’와 협업했다. 카메라 스펙은 후면에 75도 화각을 지닌 1600만 화소 일반각 카메라와 135도의 화각의 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출고가는 89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31일까지 한 달 간 ‘고객에게 ‘LG 톤플러스(HBS-900)’와 ‘LG 블루투스 스피커(PH1)’, ‘배터리팩(추가 배터리+충전 크래들)’을 할인해 제공하는 ‘사운드 패키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V20에 탑재된 ‘기프트팩’ 애플리케이션에서 ‘신한카드 FAN(모바일 결제 서비스)’으로 결제하면 정가 20만7000원 상당의 프로모션 패키지를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옵션가 대비 가격 자체가 상당히 내려간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발화 논란에 휘말린 상태에서 이제야 조금씩 전열을 가다듬는 수준이고, 애플의 아이폰7도 카메라 및 발열 논란에 휘말리는 등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는 상황에서 LG전자가 V20을 통해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으나 높은 출고가는 앞으로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LG전자는 50만원에 육박하는 오디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비싸다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기술에만 천착하는 LG전자의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 출처=LG전자

상처입은 야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은 스마트폰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상처를 입었으며, 애플의 아이폰7은 그에 미치지는 않지만 역시 기기상의 결함 등으로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초반 기세가 좋지만 혁신이 없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LG전자 V20은 스마트폰 사업 자체가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상반기 G5에서 보여준 모듈식까지 버리는 초강수를 바탕으로 V20을 키우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두 상처를 입었다. 이 지점에서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도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