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일본과 미국에서 연이어 글로벌 금융의 빅이벤트가 터져나왔다.

일본중앙은행(BOJ)은 금융정책회의를 통해 향후 통화운용정책을 발표했다. 단기금리의 마이너스 금리를 그대로 동결하고 10년물 이상의 장기금리를 0%기준에 맞춰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마이너스 대출금리 도입으로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장기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로 돌아서며 더 큰 충격을 보이자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내놓은 것.

이날 BOJ의 발표로 기존 통화공급방식에서 금리관리 방식으로 정책운용의 틀이 바뀌었다고 시장은 관심을 가졌지만, 불과 하루사이에 구로다 총재의 의도를 시장은 간파한듯 하다. 결국 이날 BOJ의 결정은 기존 채권매입식의 양적완화의 한계를 드러냈슴을 보여준다. 매입할 채권이 바닥날 정도로 채권시장의 상황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너스 대출 금리 도입으로 앉은 자리에서 손실을 떠앉은 시중은행들의 출혈이 너무 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도 이날 있었다.  장단기 금리차이를 크게 벌리는 쪽으로 정책을 운용해서 손실을 보존해주겠다는 의도다.

이날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장기금리의 수익률 곡선 관리방안이다. 장기금리가 0%를 유지하기위해 통화를 그 기준으로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매입채권의 만기기간도 폐지했다. 즉 장기금리가 0%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방법도 동원하겠다는 의미다. 이 정책의 배경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전체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인구구조상 연금은 두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인구의 3분의 1이 연금으로 노후를 보낸다는 의미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제일 충격이 컸던 부분이 연금운용이다. 장기금리가 급격한 마이너스를 보이자, 연금자들의 불안감은 물론 기업들의 연금에 대한 부담감은 폭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발표는 이 점을 제일 우선시해서 고려한 듯 하다. 장기금리를 0%로 고정화해서 변동성을 아예 잡아버리겠다는 것이다. 0%기준 자동관리제를 도입한 셈이다.

문제는 BOJ가 연금자와 기업의 연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기금리 수익률 관리제를 전격 도입했지만, 시장 자율에는 분명히 배치되는 비시장적 제도임은 분명하다. 이에따른 부작용은 멀지않은 시기에 노정될 가능성이 크다. BOJ가 장기금리의 하락을 더이상 보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상승만 남았지 하락은 추후에 힘들 전망이다. 물론 상승해도 0%로 끌어내리기 위해 시장개입을 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장단기 금리 차이를 인위적으로 벌려놓은 셈이다. 채권투자의 매력인 변동성이 그 만큼 떨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 채권 갭투자에 대한 투자수요의 절대적 감소가 예상된다. 채권시장의 왜곡현상이 어느정도일지가 관건인 셈이다. 첫날 주식시장 등은 은행들의 수지보전 차원에서 환영했지만 그 반응은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은 하루만에 엔화 강세라는 답으로 이날 구로다 총재의 발표에 답을 했다. 발표당일 약세를 보인 엔화가치가 뉴욕외환시장에서는 하룻만에 급등세로 돌변했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9월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의 회의 내용은 그 이전의 회의내용과는 확연히 달랐다. 미국경제가 개선되고 있다. 수식어가 없는 개선이다. 올해안에 한차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추후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겠다. 사실상의 12월 금리인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향후 FOMC는 두차례를 남겨두고 있다. 11월과 12월, 11월 8일 대통령 선거일로 11월 FOMC의 결정은 사실상 힘들 듯 하다. 결국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12월도 금리인상이 현재까지는 예정되어진 셈이다.

이날의 두 이벤트와 11월의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향후 금리인하보다는 상승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로 굳혀져가고 있는 듯하다. 기나긴 저금리시대가 이제는 끝나가려고 하는 것인지, 그 속도는 얼마나 빨라질 것인지가 시장의 고민으로 남겨지고 있다. 올해 연말 글로벌 시장은 금리상승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을 강력히 주장했던 채권왕 빌그로스의 '채권 투자 시대는 이제 끝났다'라는 말을 곰곰히 되씹어 봐야 할 때가 왔다.  이날 두 이벤트는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