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적어도 30편 이상 영화를 보는 K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IMAX 마니아다. 특히 관심 있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할 때면 어김없이 IMAX 상영관을 찾는다. 그랬던 K 씨도 <인터스텔라>가 개봉했을 당시에는 IMAX 좌석을 미리 예매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결국 회사에 하루 연차 휴가를 내고 월요일 오전 조조 영화를 보았다. 그때 기억 때문인지 이제는 보고 싶은 영화는 꼭 미리 들어가 좋은 좌석을 확보한다. K 씨는 IMAX야말로 영화에 제대로 된 몰입감을 주는 최고의 포맷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곤 한다.

전 세계 영화관 시장에서 ‘IMAX’는 대형관의 대명사로 통한다. IMAX는 ‘Eye Maximum’의 준말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최대 영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캐나다에서 처음 개발된 IMAX는 스크린의 크기도 크기지만 같은 크기의 스크린이라도 더욱 커 보이도록 설계하는 핵심 기술을 가졌다. 여기에다 막강한 사운드 시스템까지 곁들이며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전 세계 대형관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IMAX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정도의 위상을 차지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그다지 오래 된 것은 아니다.

IMAX 개념이 처음 태동한 것은 불과 1967년이었다. 1971년 캐나다에서 최초의 IMAX영화관이 설치되었는데 이때만 해도 현재 극장에 도입된 현재와 같은 시스템은 아니었다. 일반 상업영화가 아닌 와이드한 풍경 등을 체험하는 시설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멀티플렉스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94년, 미국 뉴욕의 Loews Theatre에 최초로 설치됐지만 여전히 큰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이후 일반 영화를 IMAX로 변환시키는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2003년 <매트릭스(The Matrix Revolutions)>가 35㎜와 IMAX로 동시에 개봉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IMAX로 개봉한 최초의 사례였다. 이후에도 꾸준히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져 <폴라 익스프레스(Polar Express)>는 IMAX 3D 버전으로 처음 개봉했고, 2006년 개봉한 <다크 나이트(Dark Night)>는 IMAX를 활용해 촬영까지 이루어진 최초의 영화로 기록됐다. 뭐니뭐니해도 IMAX가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것은 역시 <아바타>부터였다. <아바타> 3D 이후 관객들로부터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하더니 디지털의 영향과 함께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IMAX는 현재 전 세계에 1000개 이상의 상영관을 설치하고 엄청난 마니아층을 가진 최고의 대형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에는 1985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IMAX가 처음 설치됐다. 처음에는 해외에서처럼 일반 영화가 아닌 스펙타클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체험 단편물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가 2005년 CGV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국내 멀티플렉스에도 IMAX가 선을 보이며 본격적인 영화관으로서 기능하게 된다.

IMAX가 이처럼 전 세계 영화관을 파고들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또 다른 대형관 포맷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DMAX’이다. IMAX와 같이 별도의 하드웨어는 물론 전용 콘텐츠까지 제작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2위 극장 체인 AMC는 ‘ETX’를 설치했다. 대형 스크린과 더불어 12채널 사운드를 갖췄으며, 최근에는 4K 프로젝터와 돌비 애트모스(Dolbi ATMOS) 사운드를 설치했다. 미국의 1위 체인 리갈(Regal)은 ‘RPX’를 도입했다. 대형 스크린에 편안한 의자, 최고 수준의 사운드를 모토로 한 상영관이다.

우리나라 영화관 체인들도 이에 뒤질세라 자신만의 대형관을 개발했다. CGV는 스크린 사이즈 18m 이상의 대형관과 14.2채널의 사운드X를 설치하고 여기에 ‘스타리움(Stasrium)’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2013년 CGV영등포에 개관 당시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기네스에 등재되기도 했다. 롯데시네마는 ‘수퍼플렉스G’, 메가박스는 ‘M2’라는 브랜드를 들고 대형관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 CG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