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론진의 손목시계를 차고있는 알버트 아인슈타인. 출처=론진

기계식 시계 브랜드들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명사들의 손목을 책임지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명사들은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하고 있을 만큼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의 관계가 흥미를 끄는 이유는 앰버서더 차원이 아닌 고객과 브랜드로 만났기 때문이다. 심사숙고 끝에 고른 만큼 이들은 자신들의 결정적인 순간에 시계를 함께 차고 나와 이목을 사로잡았다.

▲ 실제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찬 시계로 론진 시계 가운데 가장 비싼 경매가인 약 6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출처=론진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

우선 손꼽히는 과학자 중 한 명인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론진의 시계를 즐겨 찼다. 아인슈타인은 2개의 론진 시계를 갖고 있었는데 하나는 손목시계였고 나머지 하나는 회중시계였다. 골드 소재로 만들어진 손목시계는 1929년 생산된 시계로 토노형 케이스와 블랙 컬러의 레더 스트랩이 인상 깊었다. 이 시계는 2008년 뉴욕 앤틱쿼럼 경매에서 론진 시계 역사상 가장 높은 금액인 59만6000달러 약 6억7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어 회중시계에 대한 기록인데 이 시계는 1943년 제작된 것으로 아인슈타인이 수트를 입을 때 갖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시계는 스위스 베른에 있는 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아인슈타인은 론진 외에도 파텍필립의 시계도 차며 시계 마니아임을 자처했다. 이어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를 즐겨 찼는데 시계 뒷면에 ‘D MAC A’이라는 자신만의 특별한 인그레이빙을 새겨 눈길을 끌었다. 1935년 제작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이 시계는 초기 리베르소의 특징을 잘 담고 있는 시계로 꼽힌다. 맥아더 장군의 리베르소는 201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앤틱쿼럼 경매에서 7만 스위스 프랑 우리 돈으로 약 8000만원에 판매됐다.

▲ 해밀턴과 예거 르쿨트르의 시계를 즐겨찬 엘비스 프레슬리와 찰리 채플린. 출처=해밀턴, 예거 르쿨트르

아인슈타인, 맥아더 장군에 이어 로큰롤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는 해밀턴의 벤츄라 컬렉션 마니아로 꼽힌다. 프레슬리는 그가 출연한 영화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벤츄라를 차며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자 벤츄라는 ‘엘비스 시계’라고 불리기 시작했고 시계의 판매량은 날이 갈수록 상승했다. 군 시절에도 프레슬리의 벤츄라 사랑은 여전했다. 다른 병사들 대부분이 라운드 형태의 시계를 찰 때도 그는 여전히 벤츄라를 차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프레슬리는 몇몇 친한 지인들에게 벤츄라를 선물하며 전도사 역할까지 도맡아 했다. 그가 이토록 아끼던 벤츄라는 현재 해밀턴 워치 컴퍼니의 컬렉션 박물관에 인증서와 함께 보관 중에 있다. 찰리 채플린은 예거 르쿨트르와 인연이 있다. 채플린은 생전 “나의 유일한 적은 시간뿐”이란 말을 했을 정도로 시간에 대해 유독 철저했다. 그런 그가 스위스에 정착할 때 스위스는 정부 차원에서 채플린에게 시계를 선물했는데 그때 선물한 시계가 예거 르쿨트르의 시계였다. 시계의 이름은 메모복스로 알람 기능이 돋보이는 시계로 채플린의 신념에도 어울리는 시계였다. 또한 기술력에 일가견이 있는 예거 르쿨트르 매뉴팩처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크라운으로 알람 디스크를 움직여 알람을 맞추는 방식으로 당시 획기적인 기술로 꼽혔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명사들이 다양한 시계를 차며 브랜드들의 스토리텔링을 보다 풍부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