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공유경제

일반적으로 공유경제의 베이스캠프(Basecamp)는 지역사회와 집, 공공기관, 직장, 학교, 도서관 등이다. 특히 이미 여러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나 학교, 도서관 등은 더욱 그러하다.

 

지난 8일 부산시에 위치한 경성대학교와 동서대학교는 부산 롯데호텔에서 ‘경성대-동서대 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두 대학의 강점인 문화콘텐츠 특성화, 대학 인프라 공유, 대학원 전공 교과협력, 글로벌 프로젝트 추진 같은 8개 분야에서 협력을 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부터는 도서관, 스포츠시설, 공연장, 전시실 등을 공유한다.

이미 사립대학 간 일부 학점을 인정하거나 국공립대 통폐합 사례 등은 알려져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사립대학끼리의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공유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써 교육계 전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두 대학이 ‘공유경제’를 통해 뜻을 같이 하게 된 배경에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시급한 대학 구조조정 같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뭉치지 않으면, 공유하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지금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강한 대학교, 공유하는 대학교가 돼야만 이 야생의, 약육강식의 교육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두 대학교는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는 설립 이념을 통해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공유경제의 경우 여러 가지 주목할 단어들이 있다. ‘대학’과 ‘초중고교’, ‘유치원’, ‘어린이집’, ‘교육 공간’, ‘재화’, ‘서비스’ 등의 단어가 그러하고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또 그러하다.

지면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수많은 사례를 설명할 수 있으나 ‘대학교’만 가지고 생각해 보자. ‘대학교’의 재화와 서비스, 교직원과 학생, 학교건물과 시설물, 낮과 밤 시간, 학기 중과 방학, 전공과목과 타 학과 과목, 내가 사용하는 물건과 남이 사용하는 물건의 공유를 생각해보자.

동시에 내가 속한 대학과 내가 속해있지 않은 대학을 생각해 보자. 동시에 대학과 지역 사회의 공공기관, 교육기관, 종교시설, 문화예술기관, 상가빌딩, 오피스빌딩, 아파트 등의 집과 차량, 의식주 공유와 관혼상제 공유를 생각해보자. 일자리 창출과 창업기반 및 생산공유, 유통공유, 소비공유를 생각해보자.

이것만으로도 수천수만의 일자리와 창업이 발생하고 수천수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물론 무조건 뭉치기만 하고 무조건 공유만 한다고 해서 일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유경제’의 효과란 다양한 단계적 확대와 확산이 이뤄지는 것이고 그 수많은 단계를 다 이해하려면 ‘공유경제의 기본, 원리,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하는데 이것은 ‘도(道)’와 같이 쉽고도 어렵고 어렵고도 쉬운 일이다.

수만 가지 접근의 방법이 있는 가운데 가장 쉬운 방법은 ‘인식의 전환’이다. 한편으로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다. 늘 강조한 바와 같이 이 문제도 5W1H, 육하원칙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학자의 경우라면 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연구의 결과를 전달할 수 있도록 객관화시켜야겠지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일반인이라면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다.

학교의 경우, 내가 그 이해관계자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수천수만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먼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닌 다른 지역 주민이거나 그 일에 관심이 없거나 한 단계 건너의 당사자라면 그냥 그렇게 그 현상을 인정해 버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문제 아닌 문제는 내가 그 이해당사자일 경우에 발생한다. 대학교의 경우 내가 그 학교의 교직원일 경우, 시설 입주업체일 경우, 학생일 경우, 학부모일 경우, 주변 주민일 경우에 그 수열적 관계만큼이나 배가된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 그 ‘경우’를 일정 부분 조정하고 통제할 수도 있다.

공유경제 대학교

공유경제를 설명하는 많은 예시 중 한 가지가 ‘공유경제는 음식에 비유할 때 그 재료가 많아지는 현상’이다. 즉 공유경제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이고 좋아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요리를 만들고자 하는 대부분 사람의 경우 재료가 많아진다고 하는 것은, 공유경제 인간의 재능과 공간·시간·정보·물건이 많아진다고 하는 것은, 더 나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갖춰지는 것이다. 이 경우의 ‘재료’는 단순한 ‘요리 재료’를 포함해 모든 상황의 경우 수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요리는 ‘재료’가 많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요리를 만들어야 하니 ‘당연히’ 요리하는 능력, 경영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일단 공유경제의 기본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꼭 인터넷이 아니어도 쉽게 정보를 공유하고 가공할 수 있다면) 정보의 공유’와 ‘신뢰, 믿음에 바탕을 둔 평판’이다. 이것은 공유경제 시장을 형성하고 확대, 확산하는 것이며 이러한 시장의 성장, 발전과 함께 정말 중요한, 정작 중요한 ‘공유경제’가 자리 잡게 되는데 그 핵심이 바로 ‘경영능력’인 것이다. 그 ‘경영능력’은 공유경제의 정확한 개념정립과 이해, 원리와 시스템의 이해를 ‘필수’로 한다.

이미 세상은, 세계는 ‘공유경제’로 재편됐다. 아니 처음부터 공유경제 세상이다. 늘 강조한 바와 같이 공유경제는 갑자기 나타난 ‘발명’이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우리 생활화돼 있는 공유의 ‘발견’일 뿐이다. 이러한 공유의 금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지는 각자의 몫이다.